동강매운탕에서 먹은 짜글이



▲ 짜글이


▲ 동강매운탕


매운탕 집에서 짜글이를 먹자는 이야기를 듣고 두정역 맞은 편 천지인 찜질방에 있는 동강 매운탕에 갔다. 매운탕과 어죽 전문인 식당인데 토종돼지볶음이라는 메뉴로 짜글이도 팔고 있다.


▲ 동강매운탕 실내


실내는 생각보다 넓은데 찜질방과 연결도 되어있는지... 찜질방 복장을 한 아저씨들이 식사를 하고 계시다. ㄷㄷ


▲ 동강매운탕 메뉴


▲ 밑반찬


▲ 냉이와 팽이버섯, 돼지고기 양파가 들어간 돼지고기 볶음


이곳 짜글이는 상당히 걸쭉한 떡볶이 맛이난다. 짜글이하면 생각나는게 듬성 듬성 자른 돼지고기와 김치에 적은 국물인데, 이곳은 직사각형의 돼지고기에 김치는 거의 없는 스타일로 약간의 돼지 냄새는 나고, 먹을 때는 맵다는 생각이 안드는데, 먹다보면 은은하게 매운 맛이 올라온다. 괜찮은 떡볶이 소스 맛이 나서 떡볶이 떡이 들어가면 더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매운탕 집이니 다음에는 매운탕을 먹어보는 걸로 ^^;;;


▲ 자작자작해지는 짜글이


▲ 짜글이와 공기밥


천안 동강매운탕


전화번호 : 041-556-5592

주소 : 충남 천안시 서북구 두정로 268 (두정동 71-11 천지인불가마체험장, 두정역 맞은편, 메가박스 서편)









바다양푼이 동태탕 불당점 

알탕, 동태탕, 섞어탕




▲ 동태랑 알이랑 내장이랑 섞어탕


▲ 바다 양푼이 동태탕 찜 불당점


눈이 오는 날 따끈한 국물을 마시러 천안 불당동에 위치한 '바다 양푼이 동태탕'에 들렸다. 구불당의 기업은행 건물에 위치하고 있다. 구불당은 주차하기가 힘들어 ㅠ.ㅠ 이 건물 지하에도 주차장은 있으나 꽤 협소한 편이다. 체인점 식당인데 은근히 손님은 있는 편이다.


▲ 좌식만 있는 실내


▲ 바다양푼이 동태탕 매뉴 


가격은 1인 7.0원이다.  동태는 역시나 러시아산이다.


▲ 밑반찬


▲ 섞어탕


오늘은 동태, 알, 고니 세가지를 즐길 수 있는 섞어탕을 먹었다. 동태탕이나 생태탕의 고기보다는 고니와 알을 더 좋아해서 섞어탕이 더 잘 맞는 것 같다. 직산에 있는 생태탕 집을 자주 갔는 편인데, 나름 가격대비로 괜찮아서 이곳도 종종 들리는 곳이다.


▲ 알과 고니


국물은 걸쭉하다기 보다는 약간 맑은 국에 한국식 매콤한 맛이 살짝 들어가 시원스럽다. ^^




바다양푼이동태탕 불당점


전화번호 : 041-555-9008

주소 : 충남 천안시 서북구 검은들3길 34 (불당동 718 두성베르겐)





Seoul

Cheonggyecheon










AGFA PHOTO 200 vista plus



서울


청계천


빌딩 숲의 생명길이자, 과제의 길을 걷다.



 清溪川 



 

천안 봉명치킨, 양념 후라이드

 


 

▲ 반반치킨

 

저녁에 급격히 치킨이 먹고 싶어서, 집 근처의 프랜차이즈 치킨 BBQ, BHC, 굽네, 오성, 원주, 페리카나, 디디, 지코바 등 중에는 그나마 BHC 사장님이 잘 만들어서 전화를 했는데 안 받으신다는... ^^;; 그래서 좀 멀어도 이왕 괜찮은 치킨을 먹겠다고 봉명치킨에 포장 주문을 했다. 거리가 좀있어 배달이 오진 않아서, 왕복으로 50분은 걸려 다녀왔지만... 그래도 맛이 좋아서 기분은 좋았다. ㅎㅎ

 

▲ 치킨명가 봉명치킨

 

봉명치킨은 지나가는 길에 포장해 가거나, 간간히 닭똥집과 후라이드에 생맥주를 마실 때 들리고는 하는 곳인데, 닭똥집과 후라이드에 파를 같이 먹으면 제일 맛있는 것 같다. 봉명치킨 가격은 15.0원에서 17.0원 정도로 다른 곳과 비슷한 가격이다.

 

▲ 봉명치킨 메뉴, 가격, 영업시간

 

오후 6시 정도 조금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해가 일찍 떨어져 어두웠는데, 이곳에 손님이 없는 건 처음 보네 ^^;;

 

▲ 봉명치킨 실내

 

천안에서는 도대체 누가 만든건지는 모르겠지만, 3대 치킨이라고 하는 곳이 있다. 원성동 불티나 통닭, 봉명동 봉명치킨은 늘 포함되어 있는데, 나머지 한곳은 성정동 치킨마트, 문화동 길목마늘통닭이라고 기준이 없다. 그냥 2대 치킨이라고 하면 되지, 왜이리 하나를 더 만들려고 하는 건지는 모르겠다. 먹어본 맛있는 치킨인 제주 문화통닭, 인천 신포닭강정, 수원 진미통닭 등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봉명치킨도 천안에서는 우수한 맛이다. ㅎㅎ

 

▲ 오늘은 포장

 

원래는 짭쪼롬한 후라이드만 먹지만, 오늘은 달콤한 양념까지 반반 치킨으로 ~~ ^^

봉명치킨 맛나~~ ^^

 

▲ 양념 반, 후라이드 반

 

 

봉명치킨

주     소 : 천안시 동남구 봉명동 42-34 (봉정로 34) (천고 사거리 남쪽, 봉명동 행정복지센터 맞은 편)

연 락 처 : 041-573-4768

영업시간 : PM 2 ~ AM 2 (화요일 휴무)

 

 

 


 

San Pedro, Gato Negro Cabernet Sauvignon

산 페드로, 가또 네그로 까베르네 소비뇽

 


 

San Pedro, Gato Negro Cabernet Sauvignon, Red wine

 

당 도

레스드라이와인

용 도

테이블와인

생산국

칠레(Chile)

생산지

Central Valley

제조사

산 페드로

품종

Cabernet Sauvignon

용량

750ml

알코올도수

13%

음용온도

15~17℃

어울리는 음식

스테이크한식

맛과 향

블랙베리, 과일

 

 


 

코스트코에서 스페인, 이태리 와인을 사고, 다음 날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양주를 사려고 갔다가... 눈에 띄어서 이름도 긴 '가또 네그로 까베르네 소비뇽'을 사왔다. 트레이더스에서는 8.9원에 팔고 있다. 와인이 담긴 박스에는 어디 어디 1위 수상이란 말이 쓰여 있었지만, 그냥 고양이 라벨에 산페드로라는 편안 이름이 끌려 사게 되었다.

 

▲ 검은 고양이

 

▲ 크로크마개

 

▲ 산 페드로, 가또 네그로 까베르네 소비뇽

 

▲ 칠레 레드 와인

 

아무 생각 없이 마셨는데, 맛이 무겁지 않고 라이트하며, 약간의 달콤함과 약간의 씁쓰르한 맛이 있어, 그냥 와인만 마시기에도 좋았다. 약간의 목넘김에 껄끄러움은 있지만 가격 대비로 근래 먹어본 와인 중에 편하게 다시 찾을 수 있을 와인이었다. 진중한 분위기 보다는 그냥 하루 하루 저녁 간식으로 가볍게 마실 수 있을 것 같다.

 






Cafe Mohogany coffee company

카페 마호가니에서 마신 더블밀크 플랫화이트




▲ 마호가니 커피 여의도점


결혼식이 있어서 여의도에 들렸다가, 웨딩 뷔페에서 또 과식을 해서 여의도를 살짝 걸었다. 


▲ Yeoui-do, Seoul


겨울에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라 산책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 결국 가까운 카페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여의도 금융가 쪽을 지나는데 스타벅스나 테라로사에는 커피를 즐기는 사람이 이미 많이 있어 좀더 걸으니 폴바셋과 마호가니가 보인다. 결국 좀더 여유로워 보였던 마호가니로 향하게 되었다.


▲ 여의도 물고기 조형물


▲ Mahogany coffee Company


겨울철이라 난방? 때문에 정문이 닫혀 후문을 통해 카페에 들어섰다.


▲ 마호가니 실내




카페는 높은 천장과 유리, 무채색으로 깔끔하고 모던한 느낌으로 여의도의 빌딩과 어울리는 모습이다. 흰색, 회색, 검정색 사이로 생명의 색인 식물의 녹색이 회색빛 도시의 심플함을 보완하여 살려준다. 그런데 카페의 이름은 가구로 많이 활용되는 나무인 마호가니인데, 마호가니를 이용한 인테리어는 없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카페에는 커피와 음료 말고도 크로와상과 다른 제과류가 있다. 마호가니는 크로와상 맛집으로 더 유명한 듯 여러 종류의 크로와상이 있고, 이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  크루아상(croissant)


왕관처럼 생긴 케이크로 독일에서 자주 먹는 빵인 구겔호프도 만들어 팔고 있는데, 크리스마스가 지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인지 크리스마스란 이름을 달고 있었다.


▲ Christmas Gugelhupf



구겔호프(Gugelhupf)란?


프랑스 그랑테스트 레지옹(région)의 명과로 브리오슈 반죽을 구겔호프 틀에 넣어 구운 발효과자로 구겔호프는 17세기 말 스위스에서 처음 만들어져서 프랑스로 전해 졌다는 설과 오스트리아에서 처음 만들어 지고 독일에서 완성된 후 프랑스 그랑테스트 지역에서 널리 알려졌다는 설이 있다. 18세기 말 버터가 보급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만들어 지기 시작했다는 구겔호프는 스위스,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는 물론 러시아에서도 만들어 졌으며 같은 구겔호프라 해도 만드는 법이 다양하다. 건포도를 넣은 브리오슈 반죽을 구겔호프 특유의 틀에 넣어 구워낸 후 분설탕을 뿌리거나 초콜릿을 묻히기도 한다. 



▲ 크리스마스 구겔호




제과도 먹고 싶었지만, 점심에 웨딩 뷔페에서 먹은 것이 많아 배가 왕릉처럼 나와 더 먹을 자신이 없어, 커피만 주문했다.


▲ 테이크 아웃 잔만 있었던 마호가니


플랫화이트와 라떼를 주문했는데, 일회용 테이크 아웃 잔을 두개 겹쳐주시네.. 굳이 이럴거까지야... 한번에 종이컵을 두개나 주다니... 잔이 없는 것도 아쉬운데, 뜨거워 손님이 다치면 안되지만 컵홀더 없이도 조심히 잘 마실 수 있는데.. ㅠ.ㅠ


▲ 플랫화이트 잔


▲ 카페라떼 (caffe latte)


커피는 별 생각 없이 마셨는데, 맛있네 ^^;; 더블밀크 플랫화이트는 부드러우면서도 적당한 커피의 무게감이 남아있다. 개인적인 취향에 딱 맛아~ 라떼 보다는 플랫화이트가 더 담백하고 부드러워 좋았다.


▲ 안녕~! 커피


커피를 다 마시고 다시 도심 밖으로~


▲ 빌딩 로비에 있던 크리스마스 트리


▲ 마호가니 여의도점 후문


전화번호 : 02-785-8880

주     소 :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66지번여의도동 23-3 KTB

영업시간 : 평일 07:00 - 22:00 / 토요일 08:00 - 21:00 / 일요일 09:00 - 21:00








평양 본가면옥에서 먹은 갈비탕




▲ 평양 본가면옥


백석동에 위치한 평양 본가면옥은 간간히 갈비탕을 먹으러 가는 곳이다. 여름에는 냉면을 먹지만 철이 지만면 육칼(육개장 칼국수)나 갈비탕을 찾는 손님이 더 많다. 


▲ 좌식 식당


갈비탕은 10.0원으로 적당한 가격이다. 낙지가 들어간 갈낙탕은 12.0원이다. 여기에서 먹어본 요리는 물냉, 비냉, 갈비탕, 갈낙탕인데, 육칼을 드시는 분도 좀 있네... 나중에 한번 먹어봐야하나... 


▲ 평양본가면옥 메뉴와 가격


▲ 밑반찬은 3개


▲ 갈비탕


본가면옥 갈비탕은 약간 심심한 맛인데 자극적이지 않아서 곽만근 갈비탕이나 꽃핀한우, 생고기하나로의 갈비탕보다는 이곳이 개인적으로 더 입맛에 맞다. 짭짜름 한 것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성정동 생고기하나로가 더 맞을 수도 있다. 다른 곳에 별로 없는 낙지가 들어간 갈낙탕은 약간의 바다 맛이 가미되어 갈비탕과는 조금 맛이 다르다. 갈낙탕을 먹을 거라면 낙지를 약간 빨리 꺼내 부드러울때 먹는 것이 좋다. 그래야 국물이 더 맑고 깔끔한 느낌이다. 갈낙탕은 낙지가 들어가서인지 좀 보양식 분위기라는.. ^^; 


▲ 갈비만 꺼내서


엄청난 맛집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무리는 있겠지만, 괜찮은 갈비탕을 먹을 수 있다. 그리고 딱히 이곳 보다 괜찮은 갈비탕집도 없다. 나중에 천안에서 더 괜찮은 곳 찾으면 그곳으로 찾겠지만, 일단 갈비탕을 천안 서북구에서는 백석동 '평양본가면옥'과 성정동 '생고기하나로'가 생각난다.


▲ 갈비와 고기 분리


▲ 먹다가 밥고 고기를 넣고 국밥으로


주소 : 천안시 서북구 백석3로 13-3 1동 (백석동 661-5)

전화 : 041-569-4448





기다리고 있겠다고


▲ 나미나라 포스트, 남이섬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오랫동안 서있었다고,

단지 한 통의 편지를 받기 위하여 또 서있겠다고,

하지만 받고 나면, 어쩔거야?

이미 마음은 남의 나라에 가있는 걸...


變心




Deli Manjoo


▲ 델리만쥬(delimanjoo)


전에 수원역에서 델리만쥬를 파는 곳이 있어서 먹고 싶었는데, 만드는 기계는 돌아가고 있지만 판매원이 없어서 ㅠ.ㅠ 못 먹었는데, 영등포역에 들렸다가 델리만쥬를 보고 기쁜 마음에 간식용으로 구매했다. 2천원에 9개라니... 기차 기다리다가 타기도 전에 다 먹어버렸다.


▲ 옥수수 모양의 델리만쥬


델리만쥬는 호두과자와는 또다른 즐거움이 있다. 다들 맛을 알고 있겠지만, 슈크림 넣은 붕어빵 맛이다.



델리만쥬(delimanjoo)는 1998년 처음 생산된 대한민국  음식업체 델리스에서 만든 간식이다. 카스테라에 우유나 달걀노른자에 설탕, 등을 섞어 굽거나 쪄서 크림처럼만드는 과자인 커스터드(custard)를 넣은 과자이다.


▲ 따뜻한 델리만쥬


호호 불어 먹으니 추운 겨울에 참 맛이네~ ^^ 



차 향기를 마시며

 


 

- 香 氣 -

 


                         - Paul Yoon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산봉우리

자신을 찾아보려 새로운 정신 찾아

시냇물 흘려 떠나 보낸다.

 
흙의 힘을 받아 한없이

떨어지고, 쏫아지고, 넘쳐흐르고,

애꿎은 구름 송이 원망한다.

 
낙원찾아 마땅히 돌아올

꿈의 여행자 기다리지만

움직이지 못하고 받아들일 뿐인 것을

 
바다라는 큰 생명 찾아 떠난

목적의 방랑자 멀리화 향기 머금은

찻잔 속에 숨어버릴 것을

 
시내는 아직 흐르지 않았다.

시내는 단지 떨어질 뿐이다.

시내는 그저 담겨질 뿐이다.

 
인간의 냉정한 육체 속에

고귀한 영혼을 팔아버린다.

흐를 곳은 단 한곳 뿐

무덤이란 이름의 안식처

 
2010年, 초겨울에 觀音茶 한 잔 마시다가....

 

 

 

약간은 쌀쌀해진 초겨울 밤, 차가워진 발 끝을 녹이고 싶어 차를 준비했다.

발이 시려웠는데 발과 멀리 떨어진 입으로 들어가는 차를 찾으니 같은 몸이지만 참 먼곳의 매체를 찾아 나섰다는 생각이 든다.

 

철관음 이파리를 자사호에 넣고 뜨꺼운 물을 부었다.

맑은 물에서 차가 우러나고, 작은 공간은 차 향기로 충만해진다.

가득하던 차 향기는 찻잔에 담긴 찻물을 차가운 나의 몸에 넣으며 사라졌다.

차갑던 몸에 약간의 온기가 흐른다.

 

단순히 차를 마셨다.

그런데 기분 좋게 차를 마시고 나니, 문득 작은 찻잔에 담긴 차가 크게 느껴진다.

 

산 속의 작은 샘에서 맑은 물이 나와 계곡을 타고 낮고 낮은 바다를 향하여 흐르며 많이 더렵혀 졌다.

소수의 물이 바다에 모여 순화되다가 증발해 하늘에 모였지만, 중력의 제약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다시 대지를 지려밟는다.

비의 희생을 거름으로 자라난 녹음은 생명을 발하지만, 계절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피고 지고를 반복한다.

 

그렇게 돌고 돌다 갖혀진 물과 초록의 생명이 인공을 더하여 새로운 창조물로 남아 내 앞에 놓인다.

오랜 여행을 마친 자연의 존재를 단순히 한 입에 털어 넣어 버렸다.

전혀 자연적이지 못한 나란 존재의 무덤 속으로 인도하였다.


육이 멈추고 영혼이 없는 분진으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때까지...

지긋 지긋한 자연의 순환에서 잠시 쉬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묘비명 같은 시 한 구절 남긴다.

 

 

 

 


▲ Starbucks in Naha, Okinawa


오늘은 주말이라 그런지 왠지 모르게 멍하게 있었던 때가 많았다. 움직여야지, 행동해야지 하는 생각은 머리 속에서만 맴돌고 몸으로 명령을 내리지는 못했다. 겨울이란 시간 속 공기의 차가움이 다가온 후에 추위가 싫어 이불 속으로 몸을 숨기자 바로 온기가 찾아온다. 따뜻함에 정신을 놓은 것인지 추위와 단절된 몸을 질투하는 차가운 머리의 장난인지 망상에 빠져들었다. 한참을 다른 세계에 도망갔다 돌아온 기분이다.

 

어찌된 일인지 그렇게 내 머리가 아닌 머리가 된 후에는 종잡을 수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난 현실에 살고 있는데, 잠시 상상과 희망, 꿈속에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어찌 보면 무기력증이고 어찌 보면 나태함이 될 수도 있는 말 같다. 종종 멍하게 있는 사람들을 보면, '나와 비슷한 상황에 빠지는 것이 아닐까?'한다.

 

현실과 다른 상상의 공간에 빠지는 것은 비이상적인 느낌이지만, 남과 다른 나만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것이 싫지는 않다. 어떨 때는 현실이 더 좋고, 어떨 때는 상상의 세상이 더 좋다. 그렇다고 어느 하나가 압도적으로 좋다거나, 싫은 것은 없다. 현실에서는 무언가를 한다면 그것에 대한 대가가 돌아온다. 좋은 결과 일 수도 있고, 나쁜 결과 일 수도 있지만, 그에 대한 미래가 보인다. 하지만 이상 속에서는 한 없이 즐거운 방황 속에 내 자신이 없어지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원래는 자기가 생각하는 것이 이루어지는 그런 세상이 펼쳐지면 좋을 것도 같지만, 의외로 손으로 잡을 수 없는 뜬 구름 같은 느낌에 호감이 간다. 하지만 그러한 상상 속 시간은 정신을 혼란스럽게 하여 곧장 현실을 바라볼 때가 많다. 잠시 상상 속에 즐거워하다 현실로 돌아오는 허무함 속에서 우울증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오늘은 잠시 꿈과 현실에 경계에서 하루만 잠시 늘어져 있다가 다시 시작해야겠다.




 

[판타지 소설]

 

리버스문

 

 

2013년, 전권 9권 (완결)

 

 

오랜만에 책방을 찾아 판타지 소설을 찾아 읽어본 '리버스 문'

책 뒤편의 소개 글은 이렇게 적혀있다.

 



 

난 내가 정말 잘난 인간인 줄 알았다.

좋은 가문, 뛰어난 머리, 화려한 외모까지.

 

'하지만 그게 다 착가이었다는 거지.'

 

20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음을 맞이하게 된 카이란 황자.

모든 걸 자포자기하고 죽음을 맞이하던 그 순간!

 

"어머, 우리 황자님이 뭐가 불만이 실까?"

"응아... 으, 응아?"

 

다시 주어신 삶!

미처 보지 못했던 자신의 과거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그리 잘난 인간이 아니었다는 걸 뼈저리게 느껴 보라는 거지?"

 

마일룬 제국 1황자, 카이란!

그의 새로운 삶이 다시 시작되려 한다!

 

2013년 즈음에는 환생, 귀환 이런 무협, 판타지가 유행을 한 것인지, 비슷한 제목과 내용의 소설이 많이 나왔던 것 같다. 전에 읽어본 무협은 다시 태어나 무공을 연마하여 최고수가 되었고, 어떤 무협은 환생하여 가문을 일으켜 세우는 그런 류의 소설이었는데, '리버스 문'은 그러한 내용이 무협이 아닌 판타지에서 펼쳐진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것은 누구나 한번쯤 꿈꿔왔을 법하고, 이런 소재가 어느 정도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하다.

 



'리버스 문'의 주인공은 기사, 마법과 같은 한 분야의 영웅(먼치킨)은 아니고, 황자로서 여러 사람을 사귀고 여행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스타일이다. 약간의 장난끼와 조금의 카리스마를 갖고 있어 무겁지 않은 설정으로 내용을 이끌어가는데, 개인성장의 기간이라고 느껴진 전반부는 흥미를 끌었으나, 사건 해결 등이 시작하는 5권 정도를 지나며 긴장감은 좀 떨어진다. 주인공이 주는 힘이 약간은 떨어진 것이 아닌가 한다.

 

검술이나 마법, 도시 건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내용으로 과거로 돌아간 황태자가 성장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잔잔한 내용으로 읽으며 시간을 보내기에 무난하다.

 

 


계절은 언제나 돌고 돌아


▲ 해지는 시간, 제주 용눈이 오름에서




- 매미의 코스모스 -


                           - Paul Yoon

 

가을의 밤,

떨어지던 마른 잎사귀에 눈을 잃어

보지 못했던 아니 보지 않았던

이별의 데생, 그렇게

 

겨울의 새벽,

얼어가던 심장의 눈물에 마음을 잃어

보내지 못했던 아니 보내지 않았던

그리움의 족쇄, 어느덧

 

봄의 아침,

두근두근 그윽한 향기에 마음을 열어

잊고 싶었던 차마 잊지 못했던

사랑의 굴레, 그리고

 

여름의 낮,

화려한 꽃 잎에 눈을 열어

보기 싫었던 그래 보고 싶었던

추억의 유화, 이제는

 

어설픈 성충 놀이

건조한 껍질 벗어 투명한 날개 들어

보지 못했던 아직 보내지 못했던

마음의 소리, 하늘에 연주하리라!

 

미증유의 참사 속

동백꽃 만개한 작은 섬 그늘 삼아

잊지 못했던 그토록 보고 싶었던

욕망의 샘물, 바다에 흘려보내리라!


- 2010年 7月 23日



1년이란 시간을 계산하여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지겹게 순환한다. 

얼마나 오랜 시간 이 반복을 견디다보면 익숙해질 수 있을까? 어쩌면 생각하는 존재의 마지막까지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가을이 되면 生命의 기운이 사그라든다. 푸르던 잎은 마지막에 붉게 타오르다 소멸한다.

겨울이 오면 새로운 生命을 위해 깊게 웅크려 忍苦의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마음을 설레이는 봄이와 여름에는 푸르름이 충만하다.


또 다시 가을이 되면, 또 다시 겨울이 오면, 그리고 봄이 되고, 여름이다.

그렇게 시간은 인간의 의지와 상관없이 흐르고, 여름 내내 시끄럽게 울어데던 매미는 번데기로 忍苦의 시간을 보내 마침내 하늘을 난다.


마치 질서정연한 우주의 코스모스를 담은 뫼비우스의 띠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지만, 

이를 이해하기에 나의 정신은 너무 가냘프고 내의 육체는 너무 하찮다.


Cosmos in Season





Mom's Touch

맘스터치 햄치즈휠렛버거 




▲ 햄치즈휠렛버거


△ 맘스터치 버거


퇴근하던 길에 맘스터치에서 휠렛버거를 사오라는 명령을 받아 실행에 옮기면서 나도 저녁 대신 버거를 먹으려 '햄치즈휠렛버거'를 샀다. 꽤 오래전부터 치킨 버거는 맘스터치를 먹어온 것 같다. 개인적으로 프렌차이즈 버거 중에 고기 버거는 버거킹을 치킨버거는 맘스터치를 좋아한다.  특히 토요일 저녁에는 버거에 맥주 한 캔 마시며 자주 보냈는데, 요즘은 너무 외식을 자주하다 보니까 집밥이 더 맛있는 것 같아~



맘스터치 버거는 치킨이 너무 뚱뚱해서 그냥 먹으면 소스가 막 흐르고 버거가 분리되어 버린다. 늘 먹을 때마다 지저분하게 먹게되어서, 요즘은 그냥 접시에 놓고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해 먹는다. 종이 포장에 되어 있으면 그냥 프랜차이즈 버거 같은데, 이렇게 접시에 놓고 먹으면 꽤나 그럴싸한 수제 버거 처럼 보인다.



햄치즈휠렛버거의 칼로리는 479kcal로 김밥 한 줄과 같고, 신라면 505kcal, 밥 한공기 320kcal, 빅맥 512kcal 이니까, 생각보다는 칼로리가 그렇게 높지는 않다. ㅋㅋ




, 사람


▲ 중국 길림성 길림시 북산공원에서


지금도 쓰는 표현 중에 하나이겠지만,

나라의 발전이 빠르게 진행되는 동안에 아파트와 고층 빌딩이 많아지는 모습을 "벌집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람의 생활을 벌에 비교하여 안쓰러워하는 심정은 이해가 가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 그런 생각 자체를 잊고 살아가는 것 같다.

지금 벌집 안에서 사진에 있는 벌집을 보며 상기하는 표현일 뿐이다.

콘크리트에 구멍 뽕뽕 뚫어는 있지만, 그 속은 따뜻하고, 경치도 좋다.

층간 다툼도 있고, 관리단의 불화도 있어 싫다.

꿀도 있고, 침도 있는 것이구나.

그런데 벌들아!

이제는 지구를 점령한 것이 인간이니, 벌집이란 말은 인간에게 주어야 하지 않겠니?

거꾸로 벌집을 "사람 아파트 같다." 라고 표현할게.




순간의 하루

 

 

해가 지고 창을 닫아 모든 하루가 끝이라 생각했지만,

상념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이란 시간은 끝과 시작이 교차하는

찰나의 순간


창을 닫고 끝에 있을 것인가

창을 열고 시작에 있을 것인가


사람은

무한의 선택을 하며 지금도 흐르고 있는 순간의 하루를 보내야 한다.




illy capsule coffee, Guatemala

일리커피머신 x7.1로 내린 과테말라




▲ 일리커피


일리캡슐커피머신 x7.1


백화점 걷다가 충동구매로 산 일리커피머신, 그런데 사고난 후 충동이 아니였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커피머신이다. 캡슐커피이다보니 버튼 하나로 만들어지니, 엄청 편리하다. 거기에 맛은 왠만한 카페보다 괜찮으니... 벌써 사용한지 2년이 다되어가지만 만족감 100%이다.


▲ 에스프레소


집에서 적은 양의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싶을때에 자주 일리를 찾고 있다. 일리 캡슐은 여러 종류를 마셔보았는데, 빨간색 표준 캡슐과 짙은 갈색 과테말라가 가장 무난하고 맛있다. 일리의 스팀은 약간은 아쉽지만 그래도 집중하면 게거품을 벗어날 수 있는데, 편리함으로 찾는 일리로는 대충 스팀을 만들어 부어버리곤 한다. ㅠ.ㅠ 


▲ illy Coffee



단지 잠 못드는 밤,


▲ 동인천 홍예문


텅 빈 방에 누워 잠이 오지 않아 어두운 공기를 느끼며 멀뚱멀뚱

보이지 않는 천장만을 바라본다.

 

잠이 오지 않아...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왜 이렇게 잠 못 드는 것인지,

 

이리 뒤척 저리 뒤척거리며 오라는 잠은 오지 않고,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들로 머리 속은 잠식되어 간다.

 

그러다 문듯 이것이 왜 잘못된 상황이라 여기는지 의문이 들었다.

지금 이 순간 세상에서 부자연스러운 것은 나 하나뿐...

 

잠이 든 사람은 잠이든 채로,

새벽 공기를 마시는 사람은 차가움을 아는채로,

잠들지 못한 사람들은 나와 같은 동지로,

그렇게 사는 것인데

 

무엇이 잘못이라고 걱정하며

단지 잠 못 드는 자신을 탓하고 있던 것인지...

 

왜 걱정하는 것인지...

무엇이 두려운 것인지...

 

그냥 자연스럽게 가는대로 가면 될 것을...

 

이불을 들춰 몸을 일으켜 불을 켜고

되레 커피를 한 잔 마신다.

 

그걸로 됐다.

나의 새벽은...


失眠症

수없이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 


▲ 군포시 지금은 사라진 공장 주변에서


해는 제자리에서 여지없이 뜨고 지어, 세상에 한해라는 기준을 만들어 사람들을 인도한다.

사람들은 사람들이 만든 시간의 연속 속에서 눈을 뜨고 눈을 감아 세상을 여행한다.

숨 한번 내쉬고, 길을 나선다.

 

인공에 의한 길과 자연스레 만들어진 길의 연속에서 소중한 가치의 존재 하나 지나간다.

스쳐 지나가는 서로의 상대성은 서로를 알지 못한다.

단지 한번의 걸음으로도 의미 없는 거대한 만남의 순간이 사라져 간다.

 

인생은 누구에게 주어진 것인지, 한 사람의 영혼이 되어 주변을 바라본다.

누군가가 곁을 지나친다. 모르는 사람이다. 누군가가 멀어진다. 모르는 사람이다.

 

그리고 다시 멈추어진 길 위에서 지나치는 한 사람을 바라본다.

그는 소중하다. 비록 그저 스쳐지나가 알 수 없는 존재이지만 잠시의 순간을 일깨워 주는 소중한 존재이다.

길을 걷는다. 해가 뜨고 해가 져도 어딘가로 떠난다.

모두가 대지 속으로 돌아갈 때에 다시 만나 스쳐지나 갔던 과거를 이야기하고 싶다.


Moment


[하루의 흔적] 


20171230, 폴윤이 일상 


▲ 여의도 물고기


12월 30일 토요일, 31일 일요일, 1월 1일, 이렇게 3일의 연휴가 온 첫 날이 시작 되었다. 오늘도 여지 없이 결혼식이 있다. 1년 내내 주말에는 결혼식만 찾아 다닌 것 같다. 저번 주에도 압구정에서 결혼식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여의도이다. 결혼식에 참석하러 주말 첫날은 일찍 일어났다. 빈속에 돌아다닌 것을 좋아하지는 않아서, 아침 식사로 간단하게 식빵에 치즈 녹이고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셨다.


▲ 치즈 식빵


바게트에 치즈 올리고 살짝 녹여서 자주 먹었는데, 식빵에 먹어도 고소하고 맛이 좋다. ^^ 더구나 만들기도 쉽고... ^^;; 간단히 아침을 먹고 여의도로 ㄱㄱ



▲ 여의도 웨딩컨벤션


결혼식은 주례 없는 식으로 치뤄졌다. 주례가 없는 결혼식은 식 내내 신랑 신부가 하객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좋다. 주례가 있으면 인사할 때와 행진을 할때에만 얼굴을 볼 수 있는데, 주례가 없는 식은 오래 신랑 신부를 보게되니 더욱 친근감이 든다. 신랑과 신부는 준비한 댄스도 하고 재미있는 결혼식이었다. 여의도웨딩홀의 식사는 근래에 먹어본 곳 중에는 괜찮은 편이었다. 




▲ 여의도 금융가


결혼식을 보고, 소화를 시킬 겸 살짝 걸었는데, 미세먼지가 많아 주변이 온통 뿌옇다. 좀더 걷고 싶어도 걷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요즘은 그냥 파란 하늘만 볼 수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언제부터 우리나라의 하늘은 이렇게 불투명한 공기로 덮히게 된 것인지 ㅠ.ㅠ 얼마전에 본 '인간이 지구를 망치니 과정을 단 3분에 보기'라는 유튜브 영상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날이다.


▲ 인간이 지구를 망친 과정을 단 3분에 보기 영상


답답한 공기가 답답해 실내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ㅠ.ㅠ, 근처에 있는 카페로 들어가 잠시의 휴식을 갖는다. 마호가니 라는 카페에 들려 플랫화이트를 한 잔 마셨는데, 생각보다 맛이 괜찮다. 더블밀크 플랫화이트라고 하여 우유 맛이 너무 강할까 했는데, 커피의 진한 맛은 남아있고 부드러움이 남아있어 맛이 좋았다. 


▲ 여의도 카페 마호가니 (Cafe Mahogani in Yeouido)


▲ 플랫화이트


맛있는 커피 한 잔 마신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던 하루


▲ 여의도 우체국에 있던 크리스마스 트리


카페에서 나오며 큼직막한 트리가 보였는데, 올 겨울은 이상하게 나에게 크리스마스도 연말도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들뜬 느낌은 없고 전체적으로 무료한 느낌으로 2017년이 끝나가고 있다.




연휴에 그냥 보내기가 싫어서 뭐라도 사고 싶어 영등포 타임스퀘어로 향했다. 뭔가 하난 사야지... 하는 마음으로 갔는데, 별로 땡기는 게 없어서 그냥 나왔다는... 분명히 핫트렉스에서는 무엇을 사려고 했었는데, 까먹었다. 지금까지도 생각이 안나다니 ㅠ.ㅠ 머리가 점점 나빠지는 것 같아.


▲ 영등포 타임스퀘어


▲ 타임스퀘어 무지


그냥 엄청나게 많은 인파를 보녀, 두통이 나려해 나와 버렸다. 타임스퀘어까지 보니 벌써 저녁시간.


▲ 차돌박이 떡볶이


하루종일 속이 느글거려서, 저녁식사는 팔팔떡볶이에서 차돌박이 떡볶이를 사먹었다. 떡볶이는 자주 먹지 않는데, 정말 오랜만에 먹었다. 떡볶이를 자주 먹지 않는 나 때문에 떡볶이를 좋아하는 민핫은 떡볶이를 못 먹고 지낸다. 미얀~~ 저녁을 먹고 귀금속 가게에서 선물로 줄 귀거리 사고, 집에 들어오니 나름 바쁜 하루였다. 야식으로 영등포 롯데 백화점 지하에 있는 안스베이커리에서 사온 빵을 먹었다.


▲ An's Bakery의 치즈몽실이


재방송으로 나오는 '서울메이트' 프로그램을 보면서 빵에 맥주를 야식으로 먹으니 잘 시간...

하루 종일 걷고, 먹고, 걷고, 먹고를 반복했던 하루가 가고, 다음 날은 2017년의 마지막... 12월 31일이다. 


▲ 야식, 치즈 발효 빵에 호가든맥주



내려갈 수 있을까?

 


 

높다고 생각되지만 높지 않은 2층, 사다리 같은 계단 9개 앞에 멈추어있다.

과연 이곳을 내려가는 것은 평범한 일상의 하나일까?

하지만 앞을 막는 철조물은 아직 한걸음을 들지 못하게 한다.

아니. 스스로 두려움에 내려가지 못하고 있다.

 

I can, But i can't


늙어감을 배운다





- 늙어간다는 것은 -

 

                            - Paul yoon


 

변하였다! 나는

 

세상의 인간으로 태어나

태양 빛 맞으며 산화(酸化)되어

지루한 장맛비 적시며 동화(同化)되어

차가운 눈발 맞으며 극화(劇化)되어

 

하 루가 가고

한 달이 가고

한 해가 가고

 

스스로 나이를 잊어

그저 세상살이 하루살이

살다보니

 

변하였다! 나는

 

동경(銅鏡)의 녹슨 연(緣)을 바라보며

한 줄 늘어나는 주름 보며

 

그렇게

늙어간다는 것을 배운다.

 

- 2015年 5月 25日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오며 하루 하루 쌓인 것은 그저 나이가 되어 버렸다. 

지나간 시간은 추억으로 경험으로 되돌릴 수 있는 것이지만, 문득 생각해보니 태어나서 쉴틈 없이 늙어가기 위해 노력을 해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아는 어린이가 되고, 어린이는 청년이 되고, 청년은 어른이 되고, 어른은 노인이 된다.

지금 숨을 쉬며 한번의 호흡으로 삶을 갈구하고 있는 시간에도 나이의 시계는 잘도 돌아만 간다.


하루가 가고, 한달이 가고, 한해가 간다.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온다.

새싹은 피어나고, 장마는 찾아오고, 낙엽이 지고, 눈이 내린다.


늘 똑같은 반복이 지속되는 지겨운 순환의 연속에서 머리에는 새치가 나오고, 눈가에는 주름이 생겨간다.

아쉽지만 나 또한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이 늙어가고 있는 것이다.


변한 것은 외모만은 아니다.

호기심 많고, 상상이 많았던 정신의 세계는 보다 단순해지고 평범해 졌다.

아직 다 알지도 못하는 세상을 다 아는 것 처럼 행동하기까지 한다.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마치 세상을 떠나도 아쉬울 것은 없다는 듯 스스로 가식적인 생각을 하기도 한다.


영, 혼, 육.

모든 것이 변하였다.


하지만 늙어간다는 것이 무슨 죄이랴.

늙는 것도 내게 주어진 선물인 것을...


오늘도 늙어간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 

세상은 지겹게 어제와 같은 오늘을 주지만, 주변에 새롭게 일어나는 미래란 공부거리를 주고 있다.




Abyssinia Coffee Roasters

아비시니아 커피 로스터스




▲ 카페 아비시니아


△ 천안 안서동 카페


영업시간 : AM 11:00 ~ PM 11:30


cafe



겨울 주말 오후 집에만 있기에는 하루가 답답할 것 같아, 책 한권 가지고 조용할 것 같은 카페를 찾아갔다. 천안 안서동 대학가 속에 위치한 카페로 새로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다. 



카페 아비시니아 본점은 쌍용동 쌍용공원 맞은 편 봉서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데, 본점은 나무 무늬에 안락한 느낌이 든다면, 이곳 안서점은 에폭시 바닥에 화이트 톤의 벽, 넓은 창문으로 깔끔하고 쾌적한 느낌이다. 약간은 외곽에 있어 차를 이용하여 오는 손님이 많은 편이다. 



주변에는 천안시민들이 자주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오는 카페가 몇 곳 모여있다. '언덕위의 커피나무', '오월의 숲', '슬로우 커피'는 전부터 안서동의 유명한 카페였고, 조금 거리가 있는 천호지의 '마리스', '고메', '미소레'도 훌륭한 카페이고, 태조산의 구름 다리 아래로 넘어가 유량동으로 향하면 작은 미술관과 함께 있어 경치가 좋은 'cafe M'이 있어 다양한 커피를 즐기기에 좋은 곳이 안서동인 것 같다.




Coffee



▲ 아인슈페너(Einspanner)


아인슈페너는 요즘 왜이리 인기인지... 새로 생긴 카페나 이름 있는 곳들은 저마다 아인슈페너를 넣은 것 같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카페라는 곳에서 마신 커피가 '비엔나 커피'라서 그런지 애정이 있는 커피인데, 요즘 들어 메뉴에 많이 들어가 있다. 그런데 급하게 메뉴에 넣어서 인지 전에 삼청동에 있는 정진원 카페에서 마신 아인슈페너는 왜이리 맛이 없었던지, 그 뒤로는 잘 안마셨는데, 오랜만에 아인슈페너를 마셨다. 이곳의 아인슈페너는 그래도 괜찮네~^^


▲ 플랫화이트 (Flat white)


라떼보다 약간 진하고, 카푸치노보다 부드럽지만 무게감이 있는 플랫화이트, 이것의 농도는 누가 처음 만드건지, 참 마음에 드는 커피이다. 아메리카노, 라떼, 카푸치노, 마끼야또, 모카 등 만이 메뉴에 있던 카페에 요즘 실력이 좀 있다는 카페에서는 메뉴에 꼭 넣는 것이 플랫화이트... 나좀 실력 있어!!를 뽐내고 싶은 것일까...





주문을 하고 처음에는 조용했는데, 주말 오후이다보니, 점차 손님이 많아지며 시끌시끌해지네~ ㅠ.ㅠ 손님이 많아져서 짐을 들고 다시 카페를 나온다. 저녁에는 홈카페에서 커피를 즐겨야겠다~



아비시니아 본점 :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315-12 (041-575-6211)

아비시니아 안서점 : 천안시 동남구 안서동 150-8 (041-566-7268)

음료 가격 : 4.0~6.0 원




설민석 조선왕조실록

 

▲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사무실 옆 자리 직원 자리에 있던 책이 눈에 보여서 아무 생각없이 읽기 시작한 조선왕조실록.

원래 역사와 관련된 것을 좋아하여 한번 읽어보았는데, 역사책이지만 부담감이 없어 술술 읽어지는 책이었다.

대부분의 역사책들이 정보전달을 위하여 딱딱하고 지루한 면이 많이 있는데,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은 술 자리에서 역사를 많이 아는 친구가 이야기 해주는 것 같이 흥미롭고 편안한 느낌이 들게 해준다. 워낙 재미있는 역사 강의로 유명한 분이 쓴 것이라 그런지 재미있는 강의처럼 역사책이지만 지루하지 않아서 좋다.

책은 500쪽으로 되어 있는데, 잘 읽어져서 인지 틈틈이 읽다보니 이틀만에 다 읽을 수 있었다.

 

△ 책 뒷면

 

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두가 기다렸던 역사 교양서

 

이렇게 쉽고 생생한 역사서가 있었을까?

무려 2077책의 조선왕조실록이

단 한 권의 친절한 역사책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더는 쉬울 수 없다?' 명쾌하고 핵심적인 콘텐츠!

 

뜨거운 강연 현장을 고스란히 이 책에 담았습니다.

조선의 흐름을 명확하고 간결하게 풀어써,

한 번만 읽어도 역사 지식의 파편이 차분히 정리될 것입니다.

 

 

'현재'에 대한 진정한 통찰, 답은 역사 속에 있다.

 

저는 '역사의 힘'을 믿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여러 가지 시험과 시련들.

지금의 나를 비추는 것은 우리 역사 뿐입니다.

 

 

 

본디 조선왕조실록은  국보이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동록되어 있는 기록으로, 조선 태조로부터 철종에 이르기까지 25대 472년간의 역사를 연월일 순서에 따라 작성된 것이다. 그런데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은 제1대 태조에서 부터 대한제국이 끝나는 제27대 순종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조선의 각 왕의 업적의 중요한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으며, 평소 국사 책에서 알지 못했던 소소한 이야기와 뒷 이야기도 담고 있어 재미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것은 한 왕의 내용이 끝나는 곳에 빅데이터 형식으로 간략하게 내용을 환기 시켜주는 것이었다. 역시 정보가 담긴 책은 반복이 중요한 것 같다. 글로 된 내용을 읽은 후에 거미줄 형식의 정리를 보니 머리 속에 잘 잡힌다. 책을 한번 읽어도 기억에 남은 것이 많았는데, 최소 한 두번은 더 읽으면 조선시대의 복잡한 왕의 흐름이 체계가 잘 잡혀질 것 같다.

 

 

 

 

[하루의 흔적] 

 

2017.12.25. 크리스마스 폴윤 일상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에는 서울 한남대로 남쪽에 있는 '더 리버사이드 호텔'의 결혼식에 들렸다. 이브에 결혼을 한다니, 모든 사람들이 이 부부의 결혼기념일을 잊지는 않을 것 같다. 요즘은 일년 내내 결혼식이다. 한 달에 6번까지도 청첩장이 날아오니 주말에는 언제나 결혼식을 가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10월 이후에는 끝날 줄 알았던 결혼식이 11월... 12월에도 이어지고, 2018년 1월에 열리는 결혼식도 벌써 2개이다.  결혼식을 자주 가다보니 식장의 뷔페 감정사가 된 것 같다. 주변 예식장의 맛과 분위기를 비교하게 되고, 요긴 이래 저긴 저래하는 나를 보니, 한해 동안 결혼식에 많이 가기는 한 것 같다. 신사동에서 있었던 결혼식이라 가로수길을 잠시 걷다가 요즘 인스타그램에 자주 보이던 카페 겟썸커피에서 커피를 한 잔 마셨는데 맛이 괜찮았다. 입에 맞는 커피를 마신 것 하나로도 하루는 충분히 감사하다.

 

▲ 라운지 카페에 있었던 통나무케이크 (부쉬 드 노엘)

 

크리스마스 케이크인 통나무케이크를 보니 크리스마스이긴 한데, 도심을 걸어도 전체적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별로 나지는 않는다. TV에서는 크리스마스 특집영화 단골 손님인 '나홀로집에'가 나오고 간간히 보이는 트리만이 성탄절을 알려준다.

 

부쉬 드 노엘 [Buche de Noel] 이란?

 

크리스마스를 프랑스에서 Noel(노엘)이라 하는데 라틴어의 탄생일(Natalis)에서 유래되었다. 프랑스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나무토막 케이크를 먹는데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전년에 때다 남은 땔감을 모두 태워 신년의 액 댐을 한다는 설과 가난한 애인이 나무 땔감을 선물로 주면서 난로의 따스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 나무토막 케이크(Buche de Noel)를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굽는 장작으로 번역되는 이 전통적인 프랑스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장작을 닮은 모양으로 만들어진다. 이것은 모카와 초콜릿, 버터크림을 펴바른 genoise sheet로 만들어지고 통나무 모양으로 굴린 후 버터크림으로 덮는다. 표면은 통나무의 나무껍질 모양으로 만들고 피스타치오 땅콩으로 만든 이끼와 버섯머랭으로 장식된다.

 


 

 

▲ 오늘의 브런치

 

아침 해가 밝았지만 눈이 좀처럼 떠지지 않는다.

2017년 크리스마스는 3일간의 연휴 중 마지막 날이었는데, 연휴 전 2일 동안 휴가를 내어 벌써 5일째 쉬다보니, 아침 잠이 늘었다. 느즈막이 일어나 좋은 말로 부런치고 흔히 쓰는 아점을 먹었다. 프랜치토스트에, 새우를 버터 치즈 등에 구운 것, 구운 고구마에 꿀 버터 바르고 허브 뿌려 과테말라 커피와 간단히 먹었는데...

 

▲ 프렌치토스트

   (식빵에 계란 입혀, 설탕 살짝 ^^)

 

▲ 버터,꿀 바른 고구마

    (군고구마에 버터, 꿀 바르고, 오븐에 살짝 넣었다가 파슬리 살짝~ ^^)

 

프렌치토스트나 고구마는 쉽게 만들어 좋았는데, 새우를 손질하는게 은근 귀찮았다. 전에 사와 냉동시켰던 것이라, 해동하고 비린내 없애고, 내장빼고, 다리 자르고...ㅠ.ㅠ 다음에는 그냥 손질된 블랙타이거 새우나 칵테일 새우나 먹어야겠다.

 

▲ 치즈 버터 새우

   (다진 파프리카 양마랑 버터랑 섞어 새우 배 갈라 넣은 다음에 모짜렐라 치즈 올리고, 오븐에 15분 정도?)

 

 

새우가 생긴 것은 그럴싸~해보이는데, 아첨 중에는 고구마가 젤 맛있었다는 .. ^^;;

 


 

▲ 카페 아비시니아 (Abyssinia Coffee Rosaters)

 

연휴의 마지막 날은 느긋하게 보내고 싶어 외곽에 있는 카페를 찾았다. '아비시니아'라고 하는 카페인데 시내 쪽에 있던 본점이 장사가 잘 되더니 외곽에도 카페를 하나 더 낸 곳이다. 외곽에 있어서 조용할 것 같아 오후의 시간을 보내려 들렸다. 카페에는 요즘 핫한 메뉴인 플랫화이트와 아인슈페너를 주문하였다. 

 

▲ 플랫화이트 (Flat white)

 

라떼보다 약간 진하고, 카푸치노보다 부드럽지만 무게감이 있는 플랫화이트, 이것의 농도는 누가 처음 만드건지, 참 마음에 드는 커피이다. 아메리카노, 라떼, 카푸치노, 마끼야또, 모카 등 만이 메뉴에 있던 카페에 요즘 실력이 좀 있다는 카페에서는 메뉴에 꼭 넣는 것이 플랫화이트... 나좀 실력 있어!!를 뽐내고 싶은 것일까...

 

▲ 아인슈페너(Einspanner)

 

아인슈페너는 요즘 왜이리 인기인지... 새로 생긴 카페나 이름 있는 곳들은 저마다 아인슈페너를 넣은 것 같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카페라는 곳에서 마신 커피가 '비엔나 커피'라서 그런지 애정이 있는 커피인데, 요즘 들어 메뉴에 많이 들어가 있다. 그런데 급하게 메뉴에 넣어서 인지 전에 삼청동에 있는 정진원 카페에서 마신 아인슈페너는 왜이리 맛이 없었던지, 그 뒤로는 잘 안마셨는데, 오랜만에 아인슈페너를 마셨다. 이곳의 아인슈페너는 그래도 괜찮네~^^

 

 

책을 안 읽은지 오래되서 요즘은 틈틈이 책을 읽어보려고 한다. 오랜만에 읽어서 잘 안 읽어 질 것 같아서 술술 읽어지는 판타지? ㅋㅋ 소설부터 읽었는데, 이번 주에는 역사책이 재미있어서,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을 읽고, 지금은 세계사 책을 보고 있다. 책은 읽은면 괜히 뿌듯해...

 


 

 

▲ 식당 토담

 

카페에서 나와 이른 시간에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들렸다. 속이 요즘 더부룩해서 시원한 김치찌개를 먹고 싶어 토담이란 식당에 갔는데, 김치찌개는 점심에만 하는 것이었네 ㅠ.ㅠ 그래서 집에 돌아와서 김치찌개 해먹었다는...

 


 

▲ 트와닝스 홍차 [Twinings Earl Grey]

 

연휴가 끝나고 다음 날은 출근 하는 날... 늦은 밤에는 커피를 마시면 잠에 못드는 1인으로 그나마 카페인이 덜있는 홍차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얼마전에 사온 트와닝스 얼그레이 티를 살짝 우린다는게 진해졌네 ^^;;

 


▲ 프롬모온

 

또 한 주 잘 버텨야지...

 

 

"인생을 꼭 이해해야 할필요는 없다. 

 인생은 축제와 같은것

 하루하루를 일어나는그대로 살아나가라." 

 

- 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 (Rainer Maria Rilke)

 

 

Christmas Day

현재와 과거를 나누는 계단


▲ 서울 한남동 골목길


황금빛 조명으로 수놓은 아름다운 진열장의 심플하고 모던한 명품 상점 사잇길로 위태로워 보이는 가파른 회색빛 계단이 지난다.

그리고 그 뒤로 낡은 건물에 오래된 간판을 달은 슈퍼도 아닌 작은 수퍼 하나가 보인다.

대한민국의 경제 사회 문화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하여 세계 속의 선구자로서 발을 딛기 시작하려 하는 미래적인 화려함과 빠른 변화 속에 아직은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과거적인 부분들이 반영되어 비추는 듯한 풍경이다.

아마도 사람들은 계단을 내리며 과거를 추억하고, 계단을 오르며 미래의 환상에 빠져 버릴 것이다.

하루에도 수없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환율과 증권의 치수처럼, 하루에도 수없이 반복하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감성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

과연 나에 마음의 지금은 이 계단의 아래 즈음 인지... 위 즈음 인지... 알 수 없지만, 사진의 시선이 위치하는 곳에서 잠시 내려가 머물고 싶은 추억을 그려본다.


回忆

 

해가 떠서 그냥 존재하지


 서대문형무소 옆 밴치

 

삶은 주어진 것.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누구의 탓도 아니다.

 

존재한다는 것...

단지 그것이다. 이유는 없다.

 

힘들다.

누구도 힘들다.

누구도 아파한다.

 

존재한다는 것...

왜 그런건지, 이유는 없다.

 

텅빈 벤치에 나뭇잎으로 햇빛을 가려 본들...

그늘은 태양이 존재함으로 주어진 것.

 

빛을 막고 막아도 사이로 비치는 빛은...

해가 뜨는 한 존재한다.

 

그냥 해가 뜨니... 있는 것이다.

没有 理由

 Just living

 

 

것의 소중함


▲ 작은 마을의 작은 공원에 물들었던 단풍

 

단풍을 보면 언제나 생각나는 친구가 한 명 있다. 그 친구는 만주족으로 중국의 길림성 길림시에서 태어났다. 길림시는 길림성에 있는 도시 중에 장춘시와 함께 큰 도시로 대표되고 있는 곳이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며 과거에 고대 국가로서 부여, 고구려, 옥저, 동예 등이 등장하며 배웠을 나라 중에 부여가 위치하고 있던 곳이다. 그리고 외국의 강 이름 중에서 자주 듣던 송화강이 바로 서울에 한강이 흐르듯, 길림의 중심을 흐르고 있는 곳이다. 아련히 떠오르는 옛 부여를 기억하며 그 위치가 상당히 북쪽에 있고, 추운 곳이라는 것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추운 곳에서 살아가던 친구가 한국의 가을을 보며, 너무 아름다워 가을이란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사는 곳은 가을이 너무 짧고, 추운 장소이기에 단풍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엄청나게 짧다고 한다. 한국의 가을에는 붉고 노랗게 물들은 나뭇잎들이 마치 거대한 그림처럼 보여, 가을의 하루 하루는 언제나 그림 속을 걷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고, 길가에 떨어진 진한 색의 잎은 언제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기에 충분했다고 한다. 일상 속에서 어딘가를 갈 때에도 일부러 단풍이 들은 길로 다녀 멀리 걸어가곤 했다.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언제나 찾아오는 가을을 너무 무심하게 생각한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아무 이유 없이 시간이 되면 찾아오게 마련이라고 생각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 계절의 상징인 꽃, 비, 단풍, 눈.

 

이들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 지구상에서 많은 수이기는 하겠지만, 몇의 사람들에게만 주어진 특권이었다는 것을 느껴본다. 이런 사계절을 모두 볼 수 있는 북반구의 일부 나라 중에 한 나라에 존재하고 있다는 자체로서 이미 삶은 가치 있는 시간이 되어 버린다.

 


흔한 꽃이 주변에 보이나요? 자주 비가 내리나요? 널려있는 단풍을 바라보나요? 귀찮은 눈을 밟아보나요?

 

잠시 잊었던 소중한 존재의 가치에 감동을 느껴보세요.

 

또 다른 하루의 시선이 피어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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