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코의 미소 - 최은영 소설




# 1. 쇼코의 미소


일본에서 한국으로 견학을 온 쇼코와 함께 생활을 한다. 쇼코는 일본으로 돌아가고 나와 나의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러던 중 더이상 편지를 보내지 않는다. 나는 컸고 우연한 사정으로 쇼코를 찾아 일본으로 향한다. 그 후로 쇼쿄와의 연락은 진정 끝이었다. 짧은 재회 후 한국으로 돌아온다. 할아버지 돌아가셨다. 쇼코가 할아버지와 주고 받던 편지를 가지고 돌아왔다.





"쇼코는 무릎을 꿇고 앉아서 아주 상냥하게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미소를 지었다. 처음 교실에서 쇼코가 수줍어하는 표정을 봤을 때 ㅓ럼 나는 쇼코의 웃음에서 알 수 없는 이질감을 느꼈다."


"쇼코는 나를 보고 조용히 웃었다. 친절하지만 차가운 미소였다. 다 커버린 유치한 어린아이를 대하는 듯한 웃음이었다."


- 짧은 단편인 쇼코의 미소는 한국인들이 인식하는 차가워보이고 속을 알 수 없다는 일본인에 대한 이미지를 그대로 떠올리게 한다.  1인칭의 주인공인 나는 속을 알 수 없는 쇼코로 부터 알 수 없는 자신의 마음을 찾는다. 결국 쇼코는 낯선이가 아닌 자기 자신이 찾고 싶던 자신을  빗대어 말한 것 같다.  


"할아버지가 우산을 조금 만지자 꼼짝도 않던 우산대가 활짝 펴졌다. 할아버지는 허허 웃으면서 나에게 우산을 씌워줬다."

"저렇게 제멋대로고 충동적이고 마음 여린 이상한 사람. 이상한 나의 할아버지. 저 엉망진창인 사람. 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할아버지가 씌워준 우산을 쓰고 그의 둣모습을 바라봤다."


"할아버지는 평생 좋은 소리 한 번 하는 법 없이 무뚝뚝하기만 했는데 그게 고작 부끄러움 때문이었다니. 죽음에 이르러서야 겨우 부끄러움을 죽여가며 나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할아버지가 떠올랐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걸 사내답지 않다고 여기며 깔보던 시대에 태어난 사람이었다."


-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그 자리를 쇼코가 채운다. 결국 자기 자신을 찾아 정립을 시킨 기분이다. 


"대부분의 시간은 무기력했고 가끔씩 정신이 맑아질 때는 내가 내 정신을 연료로 타오르는 불처럼 느껴졌어. 나를 포함한 세상 모든 것들에 화가 났어. 그렇게 화를 내고 보면  몸이든 정신이든 재처럼 부서져버리는 거야. 그런 과정들을 반복했어."


- 묘한 분위기를 잡아 놓고, 의미가 담긴 것 같이 내용을 풀지만 결국 스스로의 정립이 필요한 소설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소설은 아니었다. 내가 이 소설의 주인공인 '나'가 되기에 다시 내게 돌려주는 '나'를 찾지 못하여 그런 것 같다. 하지만 글의 표현과 연결은 부드러워 끈김이 없었고, 타인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남기게 해주어 나름 내게 의미가 있는 책이 될 수는 있을 것 같다.





낯선이를 만나는 것은 인연이다. 세상의 수없이 많은 사람이 다가오고 떠나간다. 길에서 스쳐지나가는 사람 중 그 어느 하나가 우연한 기회에 소중한 존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살아가며 자신에게 좋은 의미에서 또한 나쁜 의미에서 영향을 주는 존재가 있다면 삶 속에 나란 주인공을 만드는 거대한 조연이다. 누군가가 옆에 있다면 현재 그 사람이 나에게 현재 가장 큰 반사작용이다. 소중한 존재인 주변인에게 마음의 창을 열자.


차가운 겨울 유리창에 낀 서리로 보이지 않는 유리 밖의 세상 하지만 보이지 않는 그 유리 밖에도 세상은 존재한다. 그리고 봄은 오고 서리는 녹는다. 

- Paul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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