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디자인 산책




도시의 환경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져, 요즘 공공디자인과 관련된 책을 읽고 있다. 공공디자인 관련 책으로 이번 책이 3번째 책이다.

책의 내용에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기초적인 정보가 많이 있다. 거리를 예쁘게 깨끗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기본 마인드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본적인 생각이 우리 주변에는 얼마나 잊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도시의 이미지는 소화전의 색을 다양하게 하는 단순한 것으로 부터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권영걸 교수의 공공디자인 산책을 보면, 난개발과 이익 창출을 위한 개발로 우리 도시가 얼마나 많은 기본적인 것을 놓치고 가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냥 산다는 것이 아닌, 삶 가치를 올리고, 그로 인하여 인간의 심성을 바꾸고 안전한 도시로 연결되는 다양한 디자인의 힘을 볼 수 있다.




근대적 의미에서 ‘도시’란 인간이 스스로 창조해 낸 가장 큰 작품이요 가장 복잡한 발명품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인간이 설계한 이 거대한 조직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대 ‘사회문제’의 많은 부분이 현대 ‘도시문제’와 맞물려 있는 것 보아도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현대 ‘사회문제’의 많은 부분이 현대 ‘도시문제’와 맞물려 있는 것만 보아도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인구의 도시집중과 과밀화에 따른 주거문제, 환경문제, 교통문제, 교육문제, 나아가 인간소외의 문제 등이 그것이다. 그러한 문제들에 대한 대안으로 논의되는 것이 도시의 자연화와 도시의 인간화이다. 그것은 이 시대의 화두이자, 예술도시를 꿈꾸는 자들이 생각하는 현대도시의 유토피안 이미지이다.




책에서 나눈 단락 만으로도 충분히 바뀌어야하는 이미지를 배울 수 있다.


도시 밤 밝히는 빛의 다리, 색의 다리 


도시의 화폭이 된 공사 가림벽 활용


작은 차이가 세련된 도시를 만든다


꽃 배합, 화분대 설치에도 예술적 감각이 필요


소유하는 땅, 공유하는 길로 함께하는 도시 만들기


깨끗한 바닥이 도시의 기본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미화원 복장


느리게 달리는 차, 음미하며 걷는 길


바라보는 미술, 접촉하는 공공미술을 활용 체험하는 예술 도시 이루기


도시 무대에서 펼쳐지는 물의 예술


거리의 예술공연, 사람이 디자인이다!


카페 같은 지하철 승강장, 어떻습니까?


보행을 안전하게, 시선을 즐겁게


가로수 보호가 도시환경 보호


차단 시설물에서도 예술적 감흥을...


문화재 안내판, 문화적 역량이 보인다.


상징물 통해 도시 이미지 각인시켜야


지역 특성 살리고, 주민을 섬기는 동 주민센터


가깝고도 먼 이웃, 파출소의 디자인 변화


도시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택시 디자인 완성


우체국 심볼을 통한 문화읽기


시선을 끄는 지하철 사인 만들기


자동차 생산량에 걸맞는 번호판 디자인 수준 올리기


도시의 밤, 조명으로 예술의 밤 만들기


소화전의 색, 정답이 없다.


도로, 보도의 경계를 지키는 것이 선진도시


섬뜩한 현수막, 낯 뜨거운 광고물, 이제 그만!


거리 속 광고, 정보의 정글 차라리 눈을 감고 싶다.


자동차 중심의 선을 인간 중심의 선으로...


빨리 인식되게 하는 긴급차량 디자인


더불어 사는 세상, 장애인 아이 등 만인을 위한 디자인


시민 모두를 위한 공중화장실


공중전화는 죽지 않는다. 다만 달라질 뿐이다.


보기 좋은 벤치가 앉기도 좋다.


관리에 편하고 보기도 좋은 편한 휴지통




우리 도시도 관공서의 주민 친화적인 디자인, 편리하고 안전한 버스 정류장, 보행자를 안전하게 만드는 거리 등 윤택한 삶으로 다가가는 환경디자인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이다.






유럽의 도시, 공공디자인을 입다




산이 깎이고 논과 밭이 사라지며 개발이 된다. 도로가 들어오고 네모난 곳에 아파트가 들어선다. 그리고 원룸과 상가가 생긴다. 순식간이다. 사람들은 투자를 하기위해 자본력 있는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구입을 하고 가격을 부풀린 후에 팔아버린다. 모든게 이익과 관련되어 도시가 만드어 진다. 원룸이 모인 신도시에는 인도가 없다. 거리는 주차된 차들로 가득하고 가로수는 없다. 도시는 편리하나 답답하고 획일적이다. 아파트 빌딩 원룸 상가... 결국 이러한 반복으로 도심은 채워지고 모든 도시는 같은 모습이 되어버릴 것 같다. 그나마 좀 고무적인 것은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공공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건축물 제한 및 공원 설치, 미관 개선에 대한 관점이 변하는 시기라 바뀐 세상을 기다려 본다. 정부와 지자체의 공공디자인과, 도시재생과, 건축과와 예산을 담당하는 국회시도의원들이 읽어보면 참 좋을 것 같다. 보도와 가로수, 자전거 재생, 공장의 변화, 직선과 곡선의 만남, 소비자 위주의 디자인, 쓰레기통의 변신 등 가치 있는 생활로의 변신을 이루는 도시를 꿈꿔보고 싶다.



품위 있는 삶의 터전을 위해서 개인의 욕망을 넘어 공동선을 지향해야만 한다. 창즤적 공간, 쾌적한 도시, 정체성 있는 국가는 그 자체로서 브랜드이며 경쟁력이다. 공공디자인은 그러한 모든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이자 방법이다. 도시환경은 시민사회의 그러한 전환을 촉진하는 형태로 재편성 되어야 한다.


 


 

석탄 공장을 문화공간으로 바꾸는 이 일은 죽어가는 생명에 산소를 불어넣어 다시 탄생시키는 신성하기까지 한 작업이었다.

공업도시, 석탄 공장이라는 주어진 조건과 환경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조건을 없애거나 변화시키려 하지 않았다는 점. 다른 것, 이질적인 것을 보태 새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공공디자인의 힘이다.


 



인간이 살고 있는 환경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공디자인의 도입이 중요하다.


도시 공간 내에 공공디자인 도입에 의한 질적 환경창출 경향이 일반적이다.

문화재나 역사적 요소 등 과거의 흔적을 존중하고 이를 공간디자인의 주제로 연계한다.

직선과 곡선의 조화와 균형을 도모한다.

유리나 섬유 소재 등을 활용한 시각적 변화와 개방성을 효율적으로 도입한다.


 


 

도시개발의 핵심 공통사항은 도시 이미지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자체 도시경관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개발계획부터 실시설계 수립, 건축심의와 준공까지 그 가이드라인에 따라 일관되게 적용, 관리해야 한다.

 

카나리 워프역 주변은 보행자 중심타운이다. 보행자에게 편리한 거리를 만드는 것은 거리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뿐 아니라 자동차를 덜 타게 함으로써 친환경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한 의도이기도 하다.

 

‘공사 중’인 대한민국의 바람직한 도시개발 전략의 중심에는 도시의 이미지 정체성을 확립시킬 수 있고 시민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공공디자인이 확고히 위치하고 있어야 한다.




최근 거리 시설물에 편의성과 더불어 도시의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을 개발하여 시민들을 배려하고 도시의 정체성을 담아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확산이 단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되어 쾌적한 환경을 이룰 때 도시는 새로운 활력을 찾아 나갈 것이다.


 

 


여행객들이 한국의 거리를 떠올릴 때 어떤 인상을 담게 될 것인지는 우리의 몫이다.

 

걷고 싶은 거리, 여유 있는 일상, 유럽

유럽의 도시 곳곳에는 가로수와 조화를 이루는 보도, 식재의 생육환경을 고려한 보도가 많다. 도란도란 산책ㅎ고 싶은 욕구를 절로 일으키는 길이 많아서 그곳은 행복하다. 탁한 도심의 공기를 정화해줄 풍성한 나무가 자라고, 메마른 가슴을 적셔 줄 물이 흐르고,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를 짓게 하는 아름다운 꽃이 핀다. 나무와 물과 꽃과 함께 멋진 예술품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람들은 걷고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휴식한다. 그러한 여유에서 창조가 솟아나고 문화는 더욱 성숙된다.

 

보도는 사람이 걷는 길인 것은 분명하지만 단지 걷기만 하는 공간은 아니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만나고 이야기하고 보고 듣고 만지고 숨 쉰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주변 환경 사이의 관계가 생성되고 이어지는 곳이다.





우리는 공공디자인에 있어서 특수성과 보편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체계 사이를 정확히 인식하면서 동시에 그러한 대립성과 차이를 극복하고 넘어서서 통합하고 공존하게 함으로써 인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사이와 넘어의 본질적인 개념이다. 






새벽에 생각하다 - 천양희




피그미 카멜레온은 죽을 때까지

평생 색깔을 바꾸려고

1제곱미터 안을 맴돌고

사하라 사막개미는 죽을 때까지 

평생 먹이를 찾으려고

집에서 2백 미터 안을 맴돈다


나는 죽을 때까지

평생 시를 찾으려고

몇 세제곱미터 안을 맴돌아야 하나


- 맴돌다


시를 찾아 떠나는 여행의 광대함은 고작 세제곱미터 안의 작은 울음이었으니, 

생각와 이상의 끝은 넓으며 좁은 상상 속의 종이 안의 물음이었구나.



나는 나 자신이 만든 감옥의 창을 통해 

별을 찾을 수 있었다


- 단 두 줄



구속을 푸는 자유의 열쇠는 나의 호주머니 안에 고이 간직 되지만, 아직 나는 열쇠를 어느 호주머니에 두었는지 알지 못하네.





땅에 낡은 잎 뿌리며

익숙한 슬픔과 낯선 희망을 쓸어버리는

바람처럼 살았다

그것으로 잘 살았다, 말할 뻔했다


- 바람의 이름으로



천상병 시인은 편안히 하늘로 돌아갔지만, 천양희 시인은 돌아갈뻔하였구나.

땅에 떨어지는 생 잃은 이파리는 바람에 날려 또 어딘가로 날아가 하나의 분진이 될 것이다.



거미한테 가장 어려운 것은

거미줄을 뽑지 않는 것처럼

우리한테 가장 어려운 것은

무소유로 살다 가는 것이다


- 무소유



자신이 현재 가장 떠올리는 것이 구속이고 이를 버리는 것이 해탈이라면, 지금 내가 가지고 있을 것을 먼저 버려야 할 것이다. 사랑을 떠올리면 사랑을 버리고, 즐거움을 떠올리면 즐거움을 버려야 한다. 나를 구속하는 물건에 마음을 버려 무소유가 된다지만, 어차피 삶을 떠날 때에 의미 없이 버려질 것들 잠시 함께 친구로 남는 것은 무엇이 다를까...





웃음과 울음이 같은 音이란 걸 어둠과 빛이

다른 色이 아니란 걸 알고 난 뒤

내 音色이 달라졌다


- 생각이 달라졌다



나의 마음은 色이 없어 슬프다.

바람이 불면 바람의 色

비가 내리면 비의 色

정처 없이 떠도는 시간의 방랑 속에 

눈을 감고 상상 하는 色의 여행은

어느 개성에 걸려 물이 들까


하아~ 나는 오늘도 나를 찾아 고민한다 



왜 그럴까

평생 바라본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왜 그럴까

구별 없는 하늘에 물었습니다

구별되지 않는 것은 쓴맛의 깊이를 모른다는 것이지

빗방울 하나가 내 이마에

대답처럼 떨어졌습니다


- 잘 구별되지 않는 일들



오늘은 하늘에서 눈이 내렸다.

하늘 하늘 내리는 눈을 보니 마음의 따뜻함이 포근해 진다.

하지만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눈을 대하는 자세도 눈을 맞이하는 마음도 전과 같이 순수하진 않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황홀함이 줄며 난 하늘의 물음에 답을 하지 않았다.

내가 변한 것인가, 세월이 변한 것인가

알 수 없지만 조금은 더 여린 마음이 되고 싶다.



무엇을 해도 하는 것이 후회밖에 없어

나는 아직도 아픈 신발을 신고

어디로 가고 있나

그래도 하늘은 아무것도 슬프지 않고

바람은 아무것도 안타깝지 않으니

내가 어떻게

춤추는 자와 춤을 구별하겠는가


- 후회는 한여름 낮의 꿈



반성은 하되 후회는 하지 말자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언제나 벗어날 수 없는 후회의 고리에 맴돈다.

이제는 일탈할 때도 되었는데, 이제는 마음을 다잡을 때도 되었는데, 무엇이 두려워 스스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을까




언제부터였나

시간의 넝쿨이 나의 담을 넘고 있다

누군가가 되지 못해 누구나가 되어

인생을 풍문 듣듯 산다는 건 슬픈 일이지

돌아보니 허물이 허울만큼 클 때도 있었다

놓았거나 놓친 만큼 큰 공백이 있을까


- 놓았거나 놓쳤거나



나이가 어느 정도 들고 보니, 꽤나 살았는데, 남아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게 느껴진다.

죽음은 두렵지만, 하루 하루 죽음으로 향해 간다.

하지만 지겹게 반복되는 삶에 일탈은 어쩜 無로 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하루의 삶이 유예되며 왜 내게 긴 숙제의 시간이 주어졌는지 답을 적고 싶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고 말들하고요

나는 가끔 뒤돌아보았어요

그늘을 생각하면

나는 미리미리 서늘해져선

한나절이라도 내가 먼저

봄이 되고 싶었어요


- 그늘과 함께 한나절 



봄은 떠나가고 다가온다. 

민들레 활주로 날아 올라, 태양의 바람타고 잎을 떨궈, 눈 썰매 타고 대지에 내리면

또 한번의 봄은 다가온다.



산은 저렇게 말이 없고

산속에 누운 너도

말이 없긴 마찬가지

마치 한가지로

너는 몇 년째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것은 너의 영원한 레퍼토리

그러나 그렇지만

바람 불고 비는 또 내려

얼어붙은 내가 새롭게 놀라지만

오늘은 전화할 데가 없어

하루가 너무 길다

그 많던 오늘은

어디로 다 가버린 것일까


산다는 게 이렇게

미안할 때가 있다니


- 마찬가지



산다는 게 미안하면 미안하면 미안하면, 다시 바람을 타고 비를 내려 흘러 버리자




지상에는 나라는 아픈 신발이

아직도 걸어가고 있으면 좋겠다

오래된 실패의 힘으로

그 힘으로


- 실패의 힘



하루에도 몇번씩 실패와 성공을 번갈아 경험하는 현대인에게

당신과 같은 동지가 하나 있다고 함께 힘들어하고 함께 이겨내자 말해주고 싶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어머니는

지는 꽃의 마음으로

어린것들의 앞날을 염려하셨다


- 오후가 길었다



나와 당신의 生에 축복을 기원하며...





나의 진리실험 이야기
마하트마 간디 자서전
함석현 옮김 (M. K. Gandhi)



▲ 간디 자서전


간디 자서전을 읽었다. 간디를 떠올릴 때에 생각나는 것은 막연히 '비폭력', '물레', '인도인' 아마도 그정도 뿐이었다. 그런데 문득 책을 선택하다가... 아무 생각없이 왜 '간디'가 생각이 난건지 모르겠지만, 자연스레 간디 자서전을 펼치고 있었다. 진리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읽게 되었지만, 바랬던 공감은 생각보다 이루어지지 않아 아쉽기도 했다. 나와는 익숙지 않았던 인도의 풍습과 마인드, 경험해보지 못한 종교의 가르침, 그리고 그의 진취적인 행보에서 나와는 다른 진리의 길을 걸은 인물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700여 페이지의 두꺼운 책 속에 깨달음과 진리에 대한 말보다, 그저 한 사람의 행위를 기록한 일기를 보는 듯한 느낌이어서 바라던 것을 찾지 못해 아쉬웠던 것 같다. 그래도 좋았던 것은 그 익숙지 못한 인도의 풍습과 타인의 마음, 인생을 바라보고, 경험을 해본 것이다.그리고 위대한 사람 또한 육체을 갖고 보통 사람과 같은 생각을 하며 살았다는 것을 바라 볼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분명 그가 전해주는 진리의 말과 생각은 삶의 힘을 키워주기에 충분했다. 


▲ Coffee & Book


그의 말과 나의 대답 속에 감사함을 느끼며...




간디와의 대화




"진리를 찾아가는 자는 티끌보다도 겸손해져야 한다."


아마도 그럴것이다. 자신이 위대하다면 진리를 찾아 가는 여행을 시작할 수 있겠는가. 上善若水의 마음이라면 언제나 스스로 티끌이 될 수 있고, 진리를 따라가는 외소한 존재가 될 것이다.





"사람이란 자기에게 없는 재주를 남이 가지고 있는 것을 볼 때 언제나 현혹되는 법이다."



모든 것을 갖을 수는 없다. 타인과 자신은 같은 것이 아니다. 왜 태어나 살고 있는가. 지금 살고 있는 것이 나인가 타인이 바라보는 나인가. 





"명백한 사실은 진리를 뜻한다. 우리가 일단 진리의 편에 서기만 하면 법은 자연히 우리를 돕는다."



하지만 그러한 진리가 무엇있지 알아야 진리의 편에 서지 않겠는가? 평생 그 답의 문을 열 수 있겠는가... 어디에 서있을 수 있겠는가...





"관용과 사랑과 참이 있을 대는 서로 차이가 있어도 유익했다."



차이란 것은 분명있다. 하지만 차이가 크지는 않다. 극과 극의 반대에도 그 차이는 정말 종이 한장의 차이일 뿐, 입김을 불어 책의 종이 한 장 넘긴다면, 전편의 나의 생각, 다음편은 너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으리라.





"어떻게 하면 모든 소유를 내버릴 수 있을까. 내 몸부터 훌륭한 소유가 아닌가."



지금 가장 생각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가장 먼저 버려라. 





"진정한 행복은 손과 발을 적절하게 사용할 때 가능하다."



미안하다. 나의 손아, 하루 종일 나를 위해 고생하고, 내게는 잊혀지는 너무 흔한 존재로 몸의 일부가 되었구나.





"단식은 굶고 있는 몸에 마음이 협력해야 한다."



도전은 정신이다. 그리고 도전은 생활이다. 눈을 뜨며 하루에 대한 도전이 시작되고, 눈을 감으며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우리는 한 가지 낡은 병을 고치려다가 수백 가지 새 병을 만들고 있다."



이 말이 가장 인상적이다. 내게 하고 있는 말 같다. 좀더 내 자신을 그대로 받아 들일 필요가 있다. 굳이 바꾸지 않아도 된다. 어차피 살아가는 것이 대수이냐.





"신에게 건강한 신체를 내놓는 일은 경건한 사람의 의무다."



몸이 아프면 늘 그런 생각을 한다. '몸이 나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몸이 나으면 뭐든지 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한 사람이 할 수 있으면 모두가 할 수 있습니다."



나도 너도... 살 수가 있어.





"나는 늘 가능한 사람들 속에 뛰어들었고 그들과 하나가 될 수 있었다."



직접 움직이면 해낼 수 있다. 두려울 때 가장 용기를 낼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그 두려움에 뛰어들 때이다.





"24시간 매분마다 신을 깨달아야 합니다."



24시간 매분, 매초마다 진리를 생각하고, 자신을 찾아야 한다.




"나는 내가 하지는 못하면서도 남을 나무라기는 잘한다."



내가 아닌 타인은 모두 스승이다. 공자 曰 '세 사람이 길을 걸어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느니라.' 어쩜 공자의 말씀은 틀린 것일 수도 있다. 세 사람 속에 반드시 스승이 있다는 말보다는 아마도, 세사람이 모두 너의 스승이다가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뛰어난 자에게는 뛰어난 점을 배우면 되고, 못난 사람이 있다면 못난 일을 하지 않는 것을 배우면 된다. 모든 사람이 다르다. 그리고 사람은 모두 생명이다. 자신만큼 타인도 자신을 갖고 살아간다.





"나의 지난 날들을 돌이켜 보아 반성하면 할수록 나는 더욱 나의 부족함을 느낄 뿐이다."



아마도 후회와 반성은 같은 의미가 아닐까, 하지만 후회하는 자는 과거의 족쇄를 풀지 못한 옛 사람, 반성하는 자는 미래를 바라보는 미래의 사람이 아닐까...





그의 말




1. 성장의 시간



"진리는 나의 등대요, 나의 방패다. 그 길이 비록 힘들과 좁고 면돗날같이 날카로울지라도 그것이 내게는 가장 가깝고 가장 쉬운 길이다."


"싫은 것은 잊어버리고 좋다고 느낀 것은 실천에 옮기는 것이 버릇이었다."


"간섭이란 실상 일종의 간금이다."


"사람이란 선보다는 악을 훨씬 더 쉽게 받아들이는 법이기 때문이다."


"나는 몸을 지탱하는 데 필요한 것만 먹어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던 터이므로 홍차와 커피를 그만두고 대신 코코아를 마셨다."


"맹세를 아무리 분명히 했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자기 목적에 맞도록 그 본문을 뒤집고 왜곡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부자로부터 가난한 사람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욕에 눈이 어두워 애매하고 어중간한 말로써 자기 자신을 속이고 또 남을 속이고 하나님을 속인다."


"이따금 나는 남의 웃음거리가 되기는 하지만, 타고난 이 수줍음이 내게 손해를 끼쳤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가장 큰 유익함은 그것이 내게 말을 경계하기를 가르쳐주었다는 것이다."


"나는 내 종교에 관해서 천박한 지식밖에 못 가지면서 어떤 종교단체에 속하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는 악한 것을 대적하지 말라. 누가 네 오른쪽 뺨을 치거든 그에게 다른 쪽을 돌이켜 향하라. 또 누가 네 겉옷을 취하거든 그에게 속옷까지 가져가게 하라.


- 한잔 물을 위해 잘 차린 한상 밥을 주라




2. 어둠의 땅, 남아프리카


"하자는 의지 없이 하려는 생각은 단순한 감정이다. 그러므로 생각을 재갈 물린다는 것은 곧 마음을 재갈 물린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바람을 재갈 물리기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나는 내 의뢰인이 그 사건에 이겼는지 졌는지도 알 사이 없이 황급히 재판정을 떠났다. 나 자신이 부끄럽고, 사건을 다룰 용기가 날 때까지 다시는 어떤 사건도 맡지 않기로 결심했다."


"나는 내 죄의 결과에서 속죄받기를 원치 않습니다. 나는 죄 그 자체에서 속죄되기를, 또는 죄의식에서 속죄되기를 원합니다.나는  그 목적에 도달할 때까지는 안정될 수 없음을 감수하겠습니다."


"외국에 와 있는 사람은 진실을 지켜야 하는 책임이 더욱 크다. 왜냐하면 몇 사람의 인도인의 행동이 수백만 동포에 대한 행동의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사실은 진리를 뜻한다. 우리가 일단 진리 편에 설 때 법은 자연히 우리를 돕게 된다."


"나는 내 속의 음성에 복종하는 것이 즐거웠다. 거기에 반대하여 행동하는 것은 고통스러웠다."


"첫 순간의 열의도 나중에는 식는 법이다."


"진실하고 순수한 소원은 언제나 이루어지는 법이다."


"잘하지 못하더라도 제 일을 하는 것이 남의 일을 잘하는 것보다 나으리라."




3. 나의 일은 인도에 있다.


"구체적인 봉사활동을 해야겠다는 문제가 항상 내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맹세는 자유의 문을 닫는 것이 아니라 열어주는 것임을 나는 깨달았다. 이때까지 내가 성공하지 못한 것은 내게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내 자신을 믿지 못했고, 또 하나님의 은총을 믿지 못했고, 그래서 내 마음이 의심의 거친 바다에서 흔들리고만 있었기 때문이었다."


"씨가 뿌려진 지는 오래되었다. 그 씨가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물을 주는 것이 필요했다. 그런데 그 물이 적당한 때에 주어졌다."


"단체의 권리를 주장할 때는 그 힘을 빌리기가 쉬우나, 단체의 의무를 다하도록 할 때는 그 힘을 빌리기가 무척 힘들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봉사란 버섯처럼 돋아나는 것은 아니다. 첫째, 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하고, 다음은 경험이다. 선량하고 천진난만한 청년들은 의지는 없지 않았으나 경험은 거의 없었다."





4. 사티아그라하, 끝없는 진리의 실험


"지금까지 내 속에는 뒤섞인 욕망들이 있어서, 자기 희생을 하자는 정신이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저축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약화되고 있었다."


"무소유나 평등관은 심정의 변화, 태도의 변화가 먼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청천백일같이 내 마음에 명확해졌다."


"사람은 제 의무가 무엇인지를 늘 명확히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진리의 애호자는 어둠 속을 헤매지 않으면 안되는 때가 많다."


"생명은, 생명으로 산다는 말은 그 속에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람은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외견상으로 살생을 범하지 않고는 한 순간도 살 수 없다. 사람이 산다는 사실 그 자체, 즉 먹고 마시고 움직이는 그것이, 비록 매우 작을지는 몰라도, 필연적으로 어떤 힘사, 곧 생명의 파괴를 가져오게 한다."


"지극히 작은 생명 하나라도 살해하지 않고 그것을 구해 주려고 애쓴다면, 그리하여 그 무서운 살생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지 않으려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그는 변함없이 제 신앙에 충실할 수 있을 것이요, 부단히 자제와 자비 속에서 성장하게 될 것이다."





5. 구원과 투쟁, 다시 민중 속으로


"정신적인 것을 떠난 육체적 관계는 영혼 없는 몸뚱이일 뿐이다."


"대체 내게 무슨 자격이 있어서 이러한 일을 할 수 있을까 곰곰 생각해볼 때 내게는 아무것도 없다."




감각의 대상을 골똘히 생각하면


집착이 생긴다.


집착에서 욕망이 일어나고


욕망은 불타올라 맹렬한 정욕이 되고


정욕은 무분별을 낳는다.


그러면 기억이 온통 틀려져


고상한 목적이 사라지고


마음은 말라버려


목적과 마음과 사람이 모두 망한다.








[무협소설]


劍鬼醫仙, 검귀의선


▲ 검귀의선




위세를 잃고 몰락해 가는 설씨세가 그곳에 수상한 무술 교관이 들어왔다. 


최후의 전투를 끝으로 산화했다고 알려진 무림 제일의 검대, 귀면피풍대의 대주이자 전장의 검귀(劍鬼) 장연우. 


‘다시는 내가 정을 준 이들을 데려가지 마시오.’


험난한 비정강호, 마지막 안식처를 지키기 위해 그가 검을 들었다!




주말에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무협소설을 찾았다. '검귀의선'이란 제목의 책이기에 의원이 주된 내용이 되는 소설인가? 하며 주인공의 설정이 독특할 것 같아 빌려왔는데, 내 예상과는 다르게 의원 중심이 아닌 무사 중심의 소설이었다. 의(醫)에 대한 내용은 작은 마을 사람들을 도와주고, 의술로 타인을 임맥타동을 시켜 줄 수 있다는 것 정도이다. 주인공은 처음부터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상태에서 등장한다. 사파 전설의 부대를 이끌던 수장이 정파와 양패구상까지 갔다가 작은 세가에서 교관으로 다시 시작한다. 세가를 세우고 마교와 싸우고 천하제일인이 된다는 스토리이다.



배경에는 구파일방과 오대세가, 사파가 등장하고 이들의 공공의 적인 마교가 나온다. 퓨전판타지 무협이라기 보다는 일반적인 무협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실패와 성장을 거듭하며 천하제일인이 된다는 기본 구성으로 되어 있다. 어찌보면 스토리는 단순하나 생각보다 술술 잘 읽어지고 부담이 없게 시간을 보내며 읽기에 좋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보던 두 편의 무협소설은 보다가 중간에 읽는 것을 멈추었는데, 검귀의선은 10권 완결까지 다 읽을 수 있었다. 


▲ 무협소설과 함께한 주말




만행·하버드에서 회계사까지

 

萬 行


현각

 


 

▲ Coffee & Book

 

 

걷고 이야기하고 먹고 차를 마시고 

사람을 만나고 시장에 가는 모든 것.

 

뺨에 스치는 바람을 느끼고 시끄러운 자동차소리를 듣고 

친구와 악수를 하면서 감촉을 전하는 것, 이 모든 것이 수행이며 萬行이다.

 

순간 순간 우리의 마음을 열어주는 모든것 - 

이것이 바로 萬行이다.

 


For someone who pracitces storongly. 

even walkin, eating, drinking tea, meeting friends. 

peeling a ripe persimmon, using the toilet, 

walking through the busy market, 

feeling the sudden autumn wind on one's face, 

watching a passing car on the busy city street-

 

all of these moments are our parctice, 

or 'man haeng.'


 

 

 ▲ 만행, 하버드에서 회계사까지 - 현각 스님

 


2001년 여름에 이 책을 처음 읽었다.

 

검찰청에 일이 있어 잠시 들렸다가 다른 사람들이 볼 일을 보는 동안 시간이 남아 검찰청 뒤 그늘이 있는 낮은 계단에 앉아 잠시 시간을 보내려 들고갔던 '만행'을 읽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다른 볼일을 보는 사람을 기다리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려 잠시 꺼냈던 것이고, 

스님이 쓴 책이라서 생각을 많이하게 만들 것 같다는 생각에 천천히 조금씩 읽으려 했었는데, 읽다보니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한번에 책을 다 읽게 되었다. 


짧게 끝날 줄 알았던 일도 나에게 이 책을 읽을 시간을 주려했는지, 책을 다 읽고 오후 늦게가 되서야 끝나 오히려 늦은 일에 감사함을 느꼈다. 

그 후로 어떤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가 되면 한번씩 이 책을 읽게 되었고, 이번이 5번째의 만남이 되었다.

 

 

 

 

책의 내용은 미국인 Paul이 자신의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어려서 자신의 가정과 학교, 종교적인 고민으로 성장해가는 과정, 대학에서 숭산스님과의 만남, 젠센터와 불교, 한국으로, 출가, 그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순서로 진행이 된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어쩜 지겨울 정도로 고민하는 生의 가치를 찾는 자신의 고뇌의 답을 찾아 그만의 眞理를 찾아간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자기 생명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나를 위해 자기 생명을 버리는 사람은 얻을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생명을 잃으면 무슨 유익이 있겠느냐

 

- 마태복음 17장 25~27절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 불리하다고 비굴하지 말라.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 말고, 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하여 이치가 명확할 때 과감히 행동하라.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처럼 말하며,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라. 태산 같은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어라. 역경을 참아 이겨내고, 형편이 잘 풀릴 때를 조심하라. 재물을 오물처럼 볼 줄도 알고, 터지는 분노를 잘 다스려라. 때로는 마음껏 풍류를 즐기고, 사슴처럼 두려워 할 줄 알고, 호랑이처럼 무섭고 사나워라. 이것이 지혜로운 이의 삶이니라.

 

- 잠보장경 제3:4-436상


 

 



"나는 나 자신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이 세상 고통의 본질에 대한 이 심오한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그 수많은 철학책, 어렸을 때부터 배우고 가르침을 받았던 종교는 나에게 해답을 주지 못했으므로 나 혼자서 그것을 찾아야만 한다."



  

나 자신을 찾는다는 것은 그 어느 인간으로서도 한번쯤 고민을 해봤을 명제(命題)이다.

 

하지만 답이 없는 물음에 쉽게 버려진 물음.

 

나 자신보다는 주변인의 시선에 얽힌 삶 속에 점점 희미해져간 자신에 나란 사람을 잊고 삶이란 선택으로 잊혀진 물음.

 

하지만 요람에서 무덤까지 그 누구도 놓지 못할 것이 자신을 찾는 것이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줄곧 진리가 무엇인지 찾고 싶었다.

 

왜 사는지, 왜 태어났는지, 이 생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하는 생각들로 가득했다. 더욱 풀리지 않는 의문은 '죽음'에 관한 것이었다. 왜 사람은 죽어야 하는가? 왜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모든 것들이 결국에는 영원히 사라져야 하는가?

 

의미 없는 태어남과 의미 없는 죽음 사이에서 우리가 행하는 모든 일들 역시 마찬가지로 의미가 없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도대체 이 세상이란 무엇인가?

 

 

 

그러나 참으로 우연하게 일이 이루어졌다.


  

나 또한 어린 시절부터 줄곧 진리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왜 사는지, 왜 태어났는지, 물건이란 것은 왜 있는지, 이 좁은 지구란 공간은 인간에게 주어진 어떠한 의미인가, 죽고나면 과연 존재하는것이 있을까...

 

산에 부딪혀 돌아오는 메아리가 되어 결국 제자리를 맴도는 형태가 없는 생각은 여러 물음 속에 결국 찾은 것은 없었고, 스스로의 타협으로 작은 뇌의 한 구석에 몰래 숨겨두었다.

 

 

 

구하라, 그러면 받을 것이다. 찾아라. 그러면 찾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구하는 사람은 받을 것이며, 찾는 사람은 찾을 것이요, 두드리는 사람에게는 열릴 것이다.

 

- 마태복음 7장 7절, 8절

 

 

 

누구든지 내게 오는 자가 자기 부모와 아내와 자녀와 형제 자매, 심지어 자기 생명보다 나를 더 사랑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그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 누가복음 14장26절~28절

  

 

어쩜 나는 패배자가 되어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이탈되었지만, Paul은 그 물음을 놓지 않아 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그는 참으로 우연하게 일이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모든 것은 그가 갈구하던 진리에 대한 노력의 결실이었을 것이다.

 



곧고 바른 것을 길(道)이라 하고 두려움 없는 곳을 목적지라 한다. 고요하고 한가한 수레를 타고 진실의 가르침을 덮개로 삼고 부끄러움을 고삐로 삼으며 바른 생각을 재갈로 하여 지혜를 훌륭한 말몰이 삼고 바른 소견을 안내자로 삼는다. 이 세상 어느 사람이라도 이것을 타면 생사의 험한 숲속을 지나 편안하고 즐거운 열반에 도달하리라.

 

- 잡아함경 제22:587경:2-156상, 별역잡아함경 제9:171경:2-437상


 

 

'나는 누구인가.'

 

그동안 살아오면서다른 사람을 도우며 살고 싶었다. 신부가 되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러나 내가 나라는 존재를 모르는데 어떻게 나 아닌 다른 존재를 도울 수 있다는 말인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종교적인 학교를 다니며, 격은 내적 갈등 속에 진리에 대한 목마름으로 하버드대의 종교학을 공부하며 이상을 찾는 심적 여정을 갖는다.

 

 

 

 

'그래, 진리란 책에 나와 있는 지식이 아니야. 한낱 말의 성찬도 아니야. 진리란 행동이야. 더이상 교과서에서 진리를 외우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야.'

 

"우리는 선과 악을 신이 만들었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선이란 힘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힘이 있으면 선이고 없으면 악이다."

 

교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 있는 신이 중요한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어던 특정한 건물이나 성경을 통해 신을 만나느 것이 아니라 신 앞에 인간, 신 앞에 완전히 벌거벗겨진 존재로서의 나 자신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키르케고르는 예수님을 단지 존경하고 섬겨야 할 전지전능한 성인으로 볼 것이 아니라 그의 삶으로부터 무엇을 배워 내 삶 안에 녹여내야 하는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다른 사람이라는 거울을 통해 나 자신을 보는 것이다. 아, 내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그러던 Paul은 우연히 한 강의를 접하게 된다.

멀리 동양에서 온 큰 스님 숭산과의 첫 만남이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고 했습니다. 즉 이 '나'라는 것은 생각에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생각은 어디서 옵니까? 당신은 누구입니까? 태어날 때 당신은 어디서 왔으며 죽을 때는 어디로 갑니까?"

 

 

 

나는 강의가 이어지던 두 시간 반 동안 그 강사의 대답을 들으면서 완전히 충격에 휩싸여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는 누구인가, 어떤 사라인가.......

 

그는 한국에서 온 숭산 큰스님이었다.

 

 

 

"생각할 때 생각할 뿐, 들을 때 들을 뿐, 볼 때 볼 뿐, 먹을 때 먹을 뿐, 그게 다입니다. 생각할 때 생각하세요. 생각하는 시간이 아니면 생각하지 마세요. 먹을 때 오직 먹으면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생각이 어디서 오는 것이냐, 누가 만드는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그 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오직 '모르는 마음'을 갖고 똑바로 가십시오.


 

  

존재와 나 자신에 대한 물음 속에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간결하면서 다시 생각을 묻는 숭산의 방식에 그는 끝없는 망망대해의 끝을 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았을 지도 모른다.

 

 

 

저의 머릿속에는 지금 결혼을 해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삶이 무엇이냐, 죽음이 무엇이냐, 라는 의문이 가득해 도저히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습니다.

 

나는 승려의 길을 선택한 것이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으며 그런 인연을 가진 것에 대해 아주아주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시작된 선불교와의 만남으로 젠센터의 수행을 알게되고, 다시 큰 스님을 만나게 되고, 한국의 불교를 접하게 되고, 불교와 함께 세계 속으로 그리고 그 자신 속으로 자유로운 여행에 빠지게 된다.

 

속세에 남겨둔 미련을 버리고 하얀 피부의 색목인은 Paul이란 이름을 대신하여 '현각'이란 법명으로 다시 태어났다.

 

 



어떤 이는 '신을 비롯한 모든 것을 다 버려라'라고 합니다. 그런데 버려야 할 신이 있다면 아직 신을 품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요?

 

만약 우리가 사물의 겉모습만을 보고 판단한다면 진정한 내면의 진리는 잃어버린다. 내면의 진리란 모든 종교를 뛰어넘는 것이다.


 

그는 종교란 속박에 잡히지 않고, 오직 자신의 내면을 찾는 이기적이면서도 도전적인 인물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도 갖게 된다.

 

 

 

인간의 길 

빈손으로 왔다가 

빈속으로 가는게 

인생이다. 

태어났을 때,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죽을 때, 어디로 가는가? 

삶은 구름처럼 왔다가 사라진다. 

그러나 본래 구름 자체도 존재하지 않았다. 

삶과 죽음, 우리 인생의 오고 감 

모두 이와 같다. 

그러나 언제나 변하지 않는 맑은 게 있다. 

그렇다면 맑고 깨끗한 것이 무엇인가?

 

- 숭산 스님

 

 

 

저는 바로 이것을 찾아야 합니다.

 

- 현각 스님

 

그리고 책의 제목인 '만행'을 떠난다. 

사람 살이 걷고 걸어 배울 것은 무엇이고, 깨달을 것은 무엇이겠느냐 많은... 

어떤이는 추억에서, 어떤이는 술 한잔에, 어떤이는 사랑 속에... 자기 자신만의 진리를 갖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참선하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걸으면서도,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 어느 순간 내 마음이 '확'하고 열린 것이다. 아주 깨끗하고 맑은 길이 내 앞에 열린 기분이었다. 더이상 잡생각이 없어지고 모든 것이 자유로워지고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이것을 생각 이전의 원점인 생타라고 하는가, ~ 한 시간 명상이 1초처럼 지나갔다.

  

한결 같은 자기 자신을 찾는 길 위에서 노력한 자에게 보여지는 이정표.

 

 

1+2=3과 1+2=0 중에 어느 것이 맞습니까.

 

억지로 인식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수(數)라든지, 색(色)이라든지, 공(空)이라든지 하는 것은 모두 개념입니다. 그리고 개념은 바로 우리의 생각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지 않으면, 생각이 있기 전엔 너도, 나도, 색도, 공도 없습니다. 생각이 있기 전에는 모든 것이 진공(眞空) 속에 있는 그대로 있을 따름입니다. 색은 색이요, 공은 공입니다.

  

아직 나는 "길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한 시인의 말 처럼... 아직도 여러 갈래의 길을 따라 걷고만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찾는 길가의 들꽃은 아름답고, 바람은 시원하구나...

 


마지막으로 현각 스님이 바라본 한국인을 바라보는 인상적인 말과, 다시 한번 떠올리고 싶은 문구로 마치고자 한다.

 

 

 

한국의 절들은 하나같이 고난과 파괴의 역사로 점철되어 있었다.

 

'이 절은 임진왜란 때 불탔다가 중건되었다.'

 

'이 절은 몽고군의 침략으로 파괴되었다가 다시 세워졌다.'

 

'이 절은 한국전쟁 때 소실되었었다.'

 

이러한 문구들을 읽을 때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은 두가지다

 

어떻게 다른 민족을 한번도 침략하지 않은 이 나라 백성들이 이렇게 외침에 의한 고난에 찬 역사를 가질 수 밖에 없었는지 하는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들은 어김없이 '다시 세워졌다'는 것이었다. ~ 바로 그것은 한국인들의 불굴의 정신, 끈기라는 위대한 정신을 대변하는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 현각

 



무소유, 법정


법정스님의 무소유


오래전에 읽었던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꺼내 읽었다. 25주년 기념 개정판이라 쓰여 있는데, 초판 발행이 1976년이었고,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2000년에 인쇄된 것이다. 18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책은 표지의 끝 부분만 조금 구겨졌을 뿐 예전 그대로었다. 법정스님이 무소유를 말씀하셨거늘, 나는 오랜 시간 이 책을 소유하며 제대로된 가르침을 받지 못한 것은 아닌가 하는 혼자만의 아이러니에 빠졌다. 




어쩌면 "이 책이 아무리 무소유를 말해도 이 책만큼은 소유하고 싶다."는 김수환 추기경님의 말씀에 더욱 공감이 간 것은 아니었나 한다.


▲ 법정스님 (法頂, 1932.10.8 ~ 2010.3.11)




"아침 우물가에 가면 성급한 낙엽들이 흥건히 누워 있다. 가지 끝에 서성거리는 안개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져 버린 것인가. 밤 숲을 스쳐가는 소나기 소리를 잠결에 자주 듣는다."


- 아침에 우물가에 가면 언제나 먼저 차지하는 손님이 있다. 아침 햇살, 별, 안개, 습기, 낙엽... 언제나 존재했던 것을이 게으른 인간의 발걸음 보다 먼저 세상에 위치하고 있다. 원래 있던 것이 자연이다. 인간의 움직임에 따라 자연은 인공으로 변한다. 하지만 인간이 그렇게 나쁜가. 어차피 인간도 자연의 일부인 것을... 단지 인공이 늘어나며 멀어지는 소나기 소리 같은 자연이 주는 즐거움이 줄어든 것이 아쉬울 뿐이다.




"나무 아래서 그저 서성거리기만해도, 누렇게 익어가는 들녘만 내다보아도 내 핏줄에는 맑디 맑은 수액이 돈다."


- 어려서는 아니 그렇게 아이는 아니고 청소년 때에는 나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움직이지 못하고 늘 한자리에서 바람이 불어도, 눈 비가 와도, 세월이 지나도 한결같이 존재하며, 단지 푸른 하늘로만 향해가고 싶었다. 교정 주변에 유독 많던 커다란 플라타너스는 마치 나의 꿈이 스며든 이상향 같았다. 내 핏줄이 맑디 맑은 수액은 될 수 없을지라도, 지친 몸이 자연으로 돌아가 거름이 된다면 수액을 타고 푸른 잎의 한 구석을 여행해 보고 싶다.




"독서의 계절이 따로 있어야 한다는 것부터 이상하다. 독서가 취미라는 학생, 그건 정말 우습다."


- 언제나 책을 가까이하여 일상과 같이 살아야한다는 말씀으로 들리나, 바쁜 현대사회에 일상적으로 반복하며 자고 일어나고 일하고 먹고 싸는 현실에서 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책을 읽는 것은 거대한 할애인양 시간을 쪼개야하고, 책 한권을 읽으면 큰 일을 한 것인양 느껴진다. 지구는 늘 같은 속도로 돌고있지만, 성인으로 살아가기에 느껴지는 체감의 시간은 왜이리 가속이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다행이다. 이렇게 '무소유' 한 권을 오늘은 읽지 않았는가!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 간다. 가을은 그런 게절인 모양이다.


우리는 미워하고 싸우기 위해 마주친 원수가 아니라, 서로 의지해 사랑하려고 아득한 옛적부터 찾아서 만난 이웃들이다.


사람이 산다는 게 뭘까?

태어난 것은 언젠가 한 번은 죽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내 차례는 언제 어디서일까 하고 생각하면 순간순간을 아무렇게나 허투루 살고 싶지 않다. 만나는 사람마다 따뜻한 눈길을 보내 주고 싶다. 

이 가을에 나는 모든 이웃들을 사랑해 주고 싶다."


- 나는 가을을 싫어한다. 힘 없이 떨어지는 낙엽은 생의 종착점으로 나를 안내하고, 점차 차가워지는 공기는 내 마음 또한 차가운 거울이 되어 스스로에게 냉정하게 대하게 된다. 지겹게도 반복되는 계절의 순환 속에 1년이라는 굴레를 돌며 다시 죽음의 기운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마음의 호수는 누군가가 던지지도 않은 돌이 날아든 듯 요동친다. 가을은 그런 계절인 모양이다. 나에게도 아름다운 단풍을 보며 설레이는 계절이 되고 싶다.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찮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우리들의 소유 관념이 때로는 우리들의 눈을 멀게 한다. 그래서 자기의 분수까지도 돌볼 새 없이 들뜬다. 그러나 우리는 언젠가 한 번은 빈손으로 돌아갈 것이다."


- 지금 현재 머릿 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 그것을 버려라. 생각 속에 집착이 있고 마음 속에 구속이 있다. 얽매이는 것이 없이 놓을 줄 아는 것 그것이 해탈의 첫걸음이 아닐까?




"똑같은 조건 아래서라도 희노애락의 감도가 저마다 다른 걸 보면, 우리들이 겪는 어떤 종류의 고와 낙은 객관적인 대상에보다도 주관적인 인식 여하에 달린 것 같다."

 

"현대인들은 자기 행동은 없이 남의 흉내만을 내면서 살려는 데에 맹점이 있다. 사색이 따르지 않는 지식을, 행동이 없는 지식인을 어디에다 쓸 것인가.

얼마만큼 많이 알고 있느냐는 것은 대단한 일이 못 된다. 아는 것을 어떻게 살리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우리는 인형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인간이다. 우리는 끌려가는 짐승이 아니라 신념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야야 할 인간이다."


- 하늘에 태양이 있고 달이 있듯이, 이승에 천국과 지옥이 있듯이, 인성 속에 착함과 악함이 있듯이, 음양오행의 하나 처럼 세상이 양과 음이 있다면, 그것을 나누는 기준은 바로 우리의 마음이 아닐까. 똑간은 하루를 보내도 하루는 즐겁고, 다른 하루는 힘들다. 어제 마신 술은 달지만, 오늘 마신 술은 쓰다. 주변에서 주는 상황과 그것에 영향을 받은 마음이 상호작용하여 잠시도 가만두지 않고, 마음을 변하게 한다. 알고는 있다. 스스로의 마음가짐으로 세상살이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것을 깨닫기에는 미천하다.




"산에서 살다 보면 누구나 다 아는 일이지만, 겨울철이면 나무들이 많이 꺾인다. 모진 비바람에도 끄떡 않던 아름드리 나무들이, 꿋꿋하게 고집스럽기만 하던 그 소나무들이 눈이 내려 덮이면 꺾이게 된다. 가지 끝에 사뿐사뿐 내려 쌓이는 그 가볍고 하얀 눈에 꺾이고 마는 것이다.

바닷가의 조약돌을 그토록 둥글고 예쁘게 만든 것은 무쇠로 된 정이 아니라, 부드럽게 쓰담듬는 물결이다."


-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라는 말이 있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의 사상가이며 도가 철학의 시조인 노자(老子)가 눈이 많이 내린 아침, 숲을 거닐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들리는 요란한 소리에 노자는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쳐다보니 굵고 튼튼한 가지들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부러졌다.

처음에는 눈의 무게를 구부러짐이 없이 지탱하고 있었지만, 점차 무거워지는 눈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부러져 버린 것이다. 반면 이보다 가늘고 작은 가지들은 눈이 쌓일 때마다 자연스레 휘어져 눈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이를 본 노자는 깊이 깨달았다. "저 나뭇가지처럼 형태를 구부러뜨림으로써 변화하는 것이 버티고 저항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이치로구나!" 




"인간의 일상 생활은 하나의 반복이다. 어제나 오늘이나 대개 비스비슷한 일을 되풀이하면서 살고 있다. 시들한 잡담과 약간의 호기심과 애매한 태도로써 행동한다.

자신의 의지에서가 아니라 타성의 흐름에 내맡긴 채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모방과 상식과 인습의 테두리 안에서 편리하고 무난학 처신을 하면 된다. 그래서 자기가 지닌 생생한 빛깔은 점점 퇴색되게 마련이다.

이러한 일상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은 때로 나그네 길을 떠난다. 

일상이 지겨운 사람들은 때로는 종점에서 자신의 생을 조명해 보는 일도 필요하다. 그것은 오로지 반복의 깊어짐을 위해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죽음 쪽에서 보면 한 걸음 한 걸음 죽어 오고 있다는 것임을 상기할 때, 사는 일은 곧 죽는 일이며, 생과 사는 결코 절연된 것이 아니다. 죽음이 언제 어디서 내 이름을 부를지라도 "네"하고 선뜻 털고 일어설 준비만은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산다는 것은 추상적인 관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어디에 뿌리를 내리고 있느냐에 의한 삶의 양상은 여러 가지로 달라질 것이다."

 


- 어찌 어찌 살다보니 나이가 들고 세상에 살아 남기 위해 움직이다보니, 내가 나를 살고 있는 것인지, 세상이 나를 살게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 듯, 하루 24시간의 회전으로 지구가 돌 듯, 시간의 흐름을 타고 하루를 반복한다. "나는 누구인가?" 답을 찾기에도 지쳤다. 지금은 그렇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의 뜬 구름을 헤엄치기라도 하듯, 지금 바로 지금의 나를 만나고 있을 뿐이다.




"돌아와 보니 방문이 열려 있었다. 도둑이 다녀간 것이다. 남들이 보고 탐낼 만한 물건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적잖이 부끄러웠다. 어쩌면 내가 전생에 남의 것을 훔친 그 과보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빚이라도 갚고 난 듯 홀가분한 기분이다.

용서란 타인에게 베푸는 자비심이라기보다, 흐트러지려는 나를 나 자신이 거두어들이는 일이 아닐까 싶었다."


- 남이 없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남에게 보여주는 것을 뽐내는 허영심이 죽음이라는 절대적인 가치 앞에 얼마나 부질 없는 것일까. 나에게도 많은 물건이 지금 현재 내 옆에 놓여있다. 우스게 소리로 사람들이 '있다가 없는 것이 돈이다.'라 말이 있는데, 돈이 있다가 없는게 아니라 돈에 대한 마음의 집착이 있다가도 없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살아 남기 위하여 돈을 벌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의 노예로 살고 있지만, 생은 사회적 제도의 배우가 아닌, 자기 자신이 주인공인 것을 왜 나는 아직도 모르고 있는지 모르겠다.




"길가에 무심히 피어 있는 이름 모를 풀꽃이 때로는 우리의 발길을 멈추게 하듯이, 그는 사소한 일로써 나를 감동케 했다."


- 사소함 속에 감동을 얻는 것은 마음에 큰 여유가 있을때 가능한 것 같다. 바쁜 일상을 보내며 여유를 찾는 것은 쉽지가 않다. 하지만 그 또한 마음가짐에 달린 것은 아닌가 한다. 여유 또한 즐길 줄 아는 사람이 즐기는 것. 주변에 사소한 수많은 감사함을 배워 마치 생활의 일부가 된 듯 느껴야한다.



 

"아니꼬운 일이 있더라도 내 마음을 내 스스로가 돌이킬 수밖에 없다. 남을 미워하면 저쪽이 미워지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이 미워진다. 아니꼬운 생각이나 미운 생각을 지니고 살아간다면, 그 피해자는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하루하루를 그렇게 살아간다면 내 인생 자체가 얼룩지고 만다. 그러기 때문에 대인 관계를 통해서 우리는 인생을 배우고 나 자신을 닦는다. 회심, 즉 망므을 돌이키는 일로써 내 인생의 의미를 심화시켜야 한다."

 

 

- 미원하는 마음이나 싫어하는 마음이나 모든 것이 생각해보면, 내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주변에서 주는 영향으로 인하여 자극이 되고 불완전한 심상이 되기는 하나, 결국 받아 들이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진다. 잔 물결이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잔잔해 진다. 언제나 물 아래는 그대로 고여 있다.


 

"현대는 말이 참 많은 시대다. 

그렌데 말이 많으면 쓸 말이 별로 없다는 것이 우리들의 경험이다. 하루하루 나 자신의 입에서 토해지는 말을 홀로 있는 시간에 달아 보면 대부분 하잘것없는 소음이다. 사람이 해야할 말이란 꼭 필요한 말이거나 '참말'이어야 할 텐데 불필요한 말과 거짓말이 태반인 것을 보면 우울하다. 시시한 말을 하고 나면 내 안에 있는 빛이 조금씩 새어 나가는 것 같아 말끝이 늘 허전해진다."

 

"말이란 늘 오해를 동반하게 된다.

 

칼릴 지브란은 우리들이 해야 할 말을 "목소리 속의 목소리로 귓속의 귀에'하는 말이라고 했다."


"말씨는 곧 그 사람의 인품을 드러내게 마련이다. 또한 그 말씨에 의해서 인품을 닦아갈 수도 있는 거야. 그러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 주고받는 말은 우리들의 인격 형성에 꽤 큰 몫을 차지한다.

꽃가지를 스쳐오는 바람결처럼 향기롭고 아름다운 말만 써도 다 못하고 죽을 우리인데."

 

- 사회성을 갖은 동물로 말의 위대함 소중함을 느낀다. 말을 잘 하는 이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 쉴 새 없이 청산유수처럼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얼마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에 저렇게 말도 잘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대화가 끝나고 나면 남아 있는 것이 없다. 너무 많은 말을 듣게 되어, 머리가 나쁜 나는 과부하가 걸려 모두 잊어버린다. 기억하지 못하는 머리를 애석해야 하는 것인지, 작은 그릇에 넘치게 물을 붙는 자에게 그만 부어 달라고 해야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물건과 인연을 맺는다. 물건 없이 우리들의 일상 생활은 이루어질 수 없다. 인간을 가리켜 만물의 영장이라 하는 것도 물건광의 상관 관계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새봄의 흙 냄새를 맡으면 생명의 환희 같은 것이 가슴 가득 부풀어 오른다. 맨발로 밟는 밭흙의 촉감, 그것은 영원한 모성이다. 

거름을 묻으려고 흙을 파다가 문득 살아남은 자임을 의식한다. 나는 아직 묻히지 않고 살아 남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움은 누구에게 보이기 전에 스스로 나타나는 법이거든, 꽃에서 향기가 저절로 번져 나오듯.

그 꽃은 누굴위해 핀 것이 아니고 스스로의 기쁨과 생명의 힘으로 피어난 것이래. 숲속의 새들도 자기의 자유스런 마음에서 지저귀고 밤하늘의 별들도 스스로 뿜어지는 자기 빛을 우리 마음에 던질 뿐이란 거야. 그들은 우리 인간을 위한 활동으로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기 안에 이미 잉태된 큰 힘의 뜻을 받들어 넘치는 기쁨 속에 피고 지저귀고 빛나는 것이래."

 

- 사람들은 누구는 어떻고, 누구는 이렇고 하는 말을 많이 한다. 나는 타인을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불완전하고 흠이 많은 미완성의 존재로, 나 보다 못난 것이 없는 타인에 대해 뭐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비난 같다. 타인에 대해 말하기에 앞서 나 자신의 미흡함을 완성시키는 시간이 보람될 것이다. 자기 자신의 기준을 잡고 스스로의 자아를 찾아 흔들리지 않는다면, 스스로 나타는 향기가 나에게도 절로 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얼굴이란 말의 근원이 얼의 꼴에서 나왔다고 한다면, 한 사람의 얼굴 모습은 곧 그 사람의 영혼의 모습일 거다."


- 내 영혼은 보잘 것 없다. 수억명의 숨쉬는 사람들 속에 극히 평범한 하나, 특출날 것이 없고 속세의 일상에 익숙한 영을 잃은 육의 존재이다. 하지만 안다. 누구다 같지는 않다는 것은, 누군가와도 다른 개성은 존재한다는 것을...




"너의 하루하루가 너를 형성한다."


- 오늘 나의 하루는 스님의 말씀의 가르침으로 인하여 가치에 대한 큰 형성을 배웠다.



 


 

 

Ramses

 

▲ 람세스 1권 - 빛의 아들

 

고대 이집트의 영광이 시간의 사막을 가로 흘러 오늘 우리 눈앞에 재현된다.

 

이집트학 연구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크리스티앙 자크는 이집트의 전설적인 통치자 람세스 2세를 현세에 되살린다. 람세스는 79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고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예술과 과학, 종교와 건축의 전성기를 주도한 인물이다. 작가의 속도감 있는 문장과 전문가다운 시선은, 우리를 다섯권 짜리 소설에 고스란히 담긴, 람세스의 세계로 끌고 들어간다. 신비와 사랑과 모험이 뒤얽히는 세계, 환상소설의 주인공으로 너무도 잘 어울리는, 그러나 실제로 존재했던 한 영웅이 그 장엄한 모습을 드러내는 그런 세계로,

 

기원전 13세기 이집트를 67년 동안 다스렸던 파라오 람세스를 주인공으로 한 프랑스 이집트 연구가의 장편소설. 신이 되고자 했던 사내, 람세스... 고대 이집트의 영광이 시간의 사막을 가로 흘러 오늘 우리 눈앞에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금세기 말 프랑스 출판계의 위대한 사건" - 마담 피가로

 

"그는 대중의 열정을 폭발시킨다." - 르 푸앵

 

"전세계 독자들이 다음 권을 요구한다." - 엑스프레소

 

"참으로 소설적인 소설을 빚어낸 놀라운 박학!" - 피가로 마가진

 

 

"나일강 같은 풍부함과 진정한 소설의 묘미를 갖춘 작품" - 마가진 리테레르

 

 

 

크리스티앙 자크

 

1947년 파리 출생. 소르본대학에서 이집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음. 1987년 첫 소설 [이집트인 샹폴리옹]으로 데뷔한 후 수많은 연구서와 소설을 출간하며 이집트 전문가로 자리를 굳혔다. 스물다섯 살 때 구상하여 스물두 해 동안 준비해 발표한 대작 [람세스]로 전 세계 천삼백만 부라는 경이로운 판매부수를 기록하였다. 이 밖의 작품으로 장되르 상을 수상한 [태양의 여왕], 메종드라프레스 상을 수상한 [투탕카몬][아몬의 검][모차르트][검은 파라오] 등이 있다. 현재 스위스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파라오는 자기 스스로를 창조하는 조물주의 이미지이다. 그는,미아트께서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에 계시게끔 행동하느니라. 람세스,신들에게 유익한 행동을 하여라. 네 백성을 이끄는 목자가 되고, 큰 자나 작은 자나 모든 인간들에게 생명을 나누어주며, 밤이나 낮이나 깨어 있어라. 언제나 유익하게 행동하도록 애써야 하느니라."

 

"중요한 것은 네가 왕이 되는 준비를 하는 것이다."

 

"왕실이 절 받아들여줄까요?"

 

"내가 죽고 나면 너를 시기하는 많은 사람들이 네가 가는 길을 막을 것이고, 네 발 아래 함정을 파놓을 것이다. 너 혼자서, 다만 홀로, 너의 첫번째 전쟁을 치러내야 한다."

 

"저를 돕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까요?"

 

"그 누구도 믿지 말아라. 네게는 형제자매도 없을 것이다. 네가 많이 베풀었던 사람들이 너를 배반할 것이며, 네가 부유하게 만들어주었던 사람이 등뒤에서 너를 칠 것이며, 네가 손을 뻗어 도와주었던 사람이 너에게 반기를 들도록 선동할 것이다. 너의 신하들과 측근들을 믿지 말아라. 너 자신만을 믿어야 한다. 불행의 날이 오면, 아무도 너를 돕지 않을 것이다."

 

 

 

 

두꺼운 5권으로 이루어진 람세스를 보면 언제 저 많은 내용을 읽지 하는 생각이 먼저든다. 하지만 책을 열고 몇장을 넘기다 보면 탄탄한 문장력과 세심한 설정, 매력적인 캐릭터로 인해 흥미를 갖게 되고,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내용 두꺼운 책에 비해 쉽게 정리가 된다. 위대한 이집트의 왕 '세티'의 차남으로 태어나 자신을 배우고, 세상을 알아가고, 신을 받아들이며 점차 거대한 존재로 변해가는 람세스, 그를 견제하는 세력들의 음모를 버티며 성장하고 마침내 왕의 자리에 오르며 1권 빛의 아들이 끝난다.

책을 읽는 동안 마치 내 자신이 람세스가 된 듯, 그리고 그의 한 친구이자 동료가 된 기분이다. 기원전 1300년대 이집트로의 여행이 머릿속에 펼쳐지고 한 인물의 생애를 경험하는듯한 착각 속에 빠져들게 해주어, 좋은 경험이 되는 책이다.

 

우여 곡절 끝에 왕이된 람세스의 행보가 궁금해 지며, 2권이 기다려진다.



쇼코의 미소 - 최은영 소설




# 1. 쇼코의 미소


일본에서 한국으로 견학을 온 쇼코와 함께 생활을 한다. 쇼코는 일본으로 돌아가고 나와 나의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러던 중 더이상 편지를 보내지 않는다. 나는 컸고 우연한 사정으로 쇼코를 찾아 일본으로 향한다. 그 후로 쇼쿄와의 연락은 진정 끝이었다. 짧은 재회 후 한국으로 돌아온다. 할아버지 돌아가셨다. 쇼코가 할아버지와 주고 받던 편지를 가지고 돌아왔다.





"쇼코는 무릎을 꿇고 앉아서 아주 상냥하게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미소를 지었다. 처음 교실에서 쇼코가 수줍어하는 표정을 봤을 때 ㅓ럼 나는 쇼코의 웃음에서 알 수 없는 이질감을 느꼈다."


"쇼코는 나를 보고 조용히 웃었다. 친절하지만 차가운 미소였다. 다 커버린 유치한 어린아이를 대하는 듯한 웃음이었다."


- 짧은 단편인 쇼코의 미소는 한국인들이 인식하는 차가워보이고 속을 알 수 없다는 일본인에 대한 이미지를 그대로 떠올리게 한다.  1인칭의 주인공인 나는 속을 알 수 없는 쇼코로 부터 알 수 없는 자신의 마음을 찾는다. 결국 쇼코는 낯선이가 아닌 자기 자신이 찾고 싶던 자신을  빗대어 말한 것 같다.  


"할아버지가 우산을 조금 만지자 꼼짝도 않던 우산대가 활짝 펴졌다. 할아버지는 허허 웃으면서 나에게 우산을 씌워줬다."

"저렇게 제멋대로고 충동적이고 마음 여린 이상한 사람. 이상한 나의 할아버지. 저 엉망진창인 사람. 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할아버지가 씌워준 우산을 쓰고 그의 둣모습을 바라봤다."


"할아버지는 평생 좋은 소리 한 번 하는 법 없이 무뚝뚝하기만 했는데 그게 고작 부끄러움 때문이었다니. 죽음에 이르러서야 겨우 부끄러움을 죽여가며 나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할아버지가 떠올랐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걸 사내답지 않다고 여기며 깔보던 시대에 태어난 사람이었다."


-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그 자리를 쇼코가 채운다. 결국 자기 자신을 찾아 정립을 시킨 기분이다. 


"대부분의 시간은 무기력했고 가끔씩 정신이 맑아질 때는 내가 내 정신을 연료로 타오르는 불처럼 느껴졌어. 나를 포함한 세상 모든 것들에 화가 났어. 그렇게 화를 내고 보면  몸이든 정신이든 재처럼 부서져버리는 거야. 그런 과정들을 반복했어."


- 묘한 분위기를 잡아 놓고, 의미가 담긴 것 같이 내용을 풀지만 결국 스스로의 정립이 필요한 소설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소설은 아니었다. 내가 이 소설의 주인공인 '나'가 되기에 다시 내게 돌려주는 '나'를 찾지 못하여 그런 것 같다. 하지만 글의 표현과 연결은 부드러워 끈김이 없었고, 타인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남기게 해주어 나름 내게 의미가 있는 책이 될 수는 있을 것 같다.





낯선이를 만나는 것은 인연이다. 세상의 수없이 많은 사람이 다가오고 떠나간다. 길에서 스쳐지나가는 사람 중 그 어느 하나가 우연한 기회에 소중한 존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살아가며 자신에게 좋은 의미에서 또한 나쁜 의미에서 영향을 주는 존재가 있다면 삶 속에 나란 주인공을 만드는 거대한 조연이다. 누군가가 옆에 있다면 현재 그 사람이 나에게 현재 가장 큰 반사작용이다. 소중한 존재인 주변인에게 마음의 창을 열자.


차가운 겨울 유리창에 낀 서리로 보이지 않는 유리 밖의 세상 하지만 보이지 않는 그 유리 밖에도 세상은 존재한다. 그리고 봄은 오고 서리는 녹는다. 

- Paul Yoon



 

[판타지 소설]

 

리버스문

 

 

2013년, 전권 9권 (완결)

 

 

오랜만에 책방을 찾아 판타지 소설을 찾아 읽어본 '리버스 문'

책 뒤편의 소개 글은 이렇게 적혀있다.

 



 

난 내가 정말 잘난 인간인 줄 알았다.

좋은 가문, 뛰어난 머리, 화려한 외모까지.

 

'하지만 그게 다 착가이었다는 거지.'

 

20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음을 맞이하게 된 카이란 황자.

모든 걸 자포자기하고 죽음을 맞이하던 그 순간!

 

"어머, 우리 황자님이 뭐가 불만이 실까?"

"응아... 으, 응아?"

 

다시 주어신 삶!

미처 보지 못했던 자신의 과거가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그리 잘난 인간이 아니었다는 걸 뼈저리게 느껴 보라는 거지?"

 

마일룬 제국 1황자, 카이란!

그의 새로운 삶이 다시 시작되려 한다!

 

2013년 즈음에는 환생, 귀환 이런 무협, 판타지가 유행을 한 것인지, 비슷한 제목과 내용의 소설이 많이 나왔던 것 같다. 전에 읽어본 무협은 다시 태어나 무공을 연마하여 최고수가 되었고, 어떤 무협은 환생하여 가문을 일으켜 세우는 그런 류의 소설이었는데, '리버스 문'은 그러한 내용이 무협이 아닌 판타지에서 펼쳐진다.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것은 누구나 한번쯤 꿈꿔왔을 법하고, 이런 소재가 어느 정도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하다.

 



'리버스 문'의 주인공은 기사, 마법과 같은 한 분야의 영웅(먼치킨)은 아니고, 황자로서 여러 사람을 사귀고 여행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스타일이다. 약간의 장난끼와 조금의 카리스마를 갖고 있어 무겁지 않은 설정으로 내용을 이끌어가는데, 개인성장의 기간이라고 느껴진 전반부는 흥미를 끌었으나, 사건 해결 등이 시작하는 5권 정도를 지나며 긴장감은 좀 떨어진다. 주인공이 주는 힘이 약간은 떨어진 것이 아닌가 한다.

 

검술이나 마법, 도시 건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내용으로 과거로 돌아간 황태자가 성장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잔잔한 내용으로 읽으며 시간을 보내기에 무난하다.

 

 

설민석 조선왕조실록

 

▲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사무실 옆 자리 직원 자리에 있던 책이 눈에 보여서 아무 생각없이 읽기 시작한 조선왕조실록.

원래 역사와 관련된 것을 좋아하여 한번 읽어보았는데, 역사책이지만 부담감이 없어 술술 읽어지는 책이었다.

대부분의 역사책들이 정보전달을 위하여 딱딱하고 지루한 면이 많이 있는데,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은 술 자리에서 역사를 많이 아는 친구가 이야기 해주는 것 같이 흥미롭고 편안한 느낌이 들게 해준다. 워낙 재미있는 역사 강의로 유명한 분이 쓴 것이라 그런지 재미있는 강의처럼 역사책이지만 지루하지 않아서 좋다.

책은 500쪽으로 되어 있는데, 잘 읽어져서 인지 틈틈이 읽다보니 이틀만에 다 읽을 수 있었다.

 

△ 책 뒷면

 

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두가 기다렸던 역사 교양서

 

이렇게 쉽고 생생한 역사서가 있었을까?

무려 2077책의 조선왕조실록이

단 한 권의 친절한 역사책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더는 쉬울 수 없다?' 명쾌하고 핵심적인 콘텐츠!

 

뜨거운 강연 현장을 고스란히 이 책에 담았습니다.

조선의 흐름을 명확하고 간결하게 풀어써,

한 번만 읽어도 역사 지식의 파편이 차분히 정리될 것입니다.

 

 

'현재'에 대한 진정한 통찰, 답은 역사 속에 있다.

 

저는 '역사의 힘'을 믿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여러 가지 시험과 시련들.

지금의 나를 비추는 것은 우리 역사 뿐입니다.

 

 

 

본디 조선왕조실록은  국보이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동록되어 있는 기록으로, 조선 태조로부터 철종에 이르기까지 25대 472년간의 역사를 연월일 순서에 따라 작성된 것이다. 그런데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은 제1대 태조에서 부터 대한제국이 끝나는 제27대 순종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조선의 각 왕의 업적의 중요한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으며, 평소 국사 책에서 알지 못했던 소소한 이야기와 뒷 이야기도 담고 있어 재미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것은 한 왕의 내용이 끝나는 곳에 빅데이터 형식으로 간략하게 내용을 환기 시켜주는 것이었다. 역시 정보가 담긴 책은 반복이 중요한 것 같다. 글로 된 내용을 읽은 후에 거미줄 형식의 정리를 보니 머리 속에 잘 잡힌다. 책을 한번 읽어도 기억에 남은 것이 많았는데, 최소 한 두번은 더 읽으면 조선시대의 복잡한 왕의 흐름이 체계가 잘 잡혀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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