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주말을 전부 쉬어서 어딜갈까 잔득 기대를 하고있었다. 

변산반도나 마이산을 가볼까하고 인터넷을 찾아보기도 했는데, 미세먼지 덕분에 그냥 집에서 푹 쉬기로 했다.

미세먼지 지수가 100은 기본으로 넘고, 최대 250까지 올라간걸 보고 정말 놀랐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하늘이 뿌옇고, 꽉막힌 기분이다. 미세먼지 감옥이 이런 것이구나 ㅠ.ㅠ

창문을 닫고 있어도 공기청정기가 쉴새 없이 작동하고 있다.


▲ 미세먼지 가득했던 주말


밖으로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아침에 머핀 반쪽에 아메리카노 한 잔 먹으며, 소설책을 보았다. 나가기를 포기하니 책이 술술 읽어진다. ^^


▲ 조촐한 아침식사


책을 다보니 벌써 점심시간이다. 

점심은 가볍게 새우를 볶아 먹기로 했다.


▲ 냉동 블랙타이거 볶기~~


올리브 오일에 블랙타이거, 베이컨, 양파, 느타리버섯 넣고, 다진 마늘, 버터, 꿀 넣고, 소금, 후추 조금 뿌려 간을 해서 볶고, 마지막에 파마산치즈랑 파슬리 가루를 뿌리니 그럴싸한 갈릭버터새우가 되었다. ^^ 전에 오키나와에서 먹었던 슈림프웨곤과 새우는 더 컸지만 맛에서는 별 차이가 안나 ㅋㅋ


▲ 갈릭버터새우


오후에는 잠시 일이 생겨 사무실에 다녀왔다. 어디 멀리 여행 갔으면 일 처리 못할뻔 했다. ㄷㄷ

집에 돌아와서 저녁식사는 

콩나물, 고사리, 나물, 참치, 깻잎, 계란후라이에 참기름 넣고 초고추장에 비벼서 해결!!


▲ 저녁은 비빔밥


저녁에는 위스키 한 잔 마시며, 신서유기 재방송을 시청했다. 와~ 전편 연속 재방송이라니... 잠들때까지 웃으면서 TV와 함께 밤을 보내버렸다.


▲ 싱글 몰트 한 잔 ^^


▲ 라이언 에스프레소 잔


일요일도 토요일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 새로 오픈한 투썸플레이스에서 받은 머그잔


일어나 모니어피와 함께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으니 점심이다.



점심은 제대로된 집밥으로 먹었다. 제육볶음에 나물, 홍어회무침, 버섯부침개, 튀각에 김치랑 밥을 먹으니 참 좋다 ^^

요즘 너무 밖에서 사먹다보니, 입맛도 없고, 먹고 싶은 것도 별로 없어서 완전히 식욕을 잃은 줄 알았는데, 이렇게 먹으니 쌀밥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 제육볶음


▲ 나물과 홍어회무침


▲ 버섯부침개


▲ 달달한 튀각


일요일은 정말 집밖으로 한발자국도 안나갔다. 오후에는 포스팅도 하고, 낮잠도 좀 잤다. 에스프레소 한잔 진하게 내려 마시고 잠에서 깨니 밖은 벌써 어두워졌다.


▲ Illy Espresso


▲ 에스프레소


저녁은 김치찌개해서 먹고~ 


▲ 밀크티


홍차에 우유 끓여 꿀 탄 밀크티 한 잔 놓고, 잔잔한 음악 들으며~ 책상에 앉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니 주말이 끝났다.  


▲ 매일 밤 잠시 앉아 있는 책상


오랜만에 여행을 가겠다는 마음은 미세먼지와 함께 날아가고~ 책도 보고 TV도 보고, 낮잠도 자고~ 푹 쉴 수 있었던 주말이었다.

다음 주말에는 또 일이 있어서... 여행은 또 못가겠구나 ㅠ.ㅠ



쇼코의 미소 - 최은영 소설




# 1. 쇼코의 미소


일본에서 한국으로 견학을 온 쇼코와 함께 생활을 한다. 쇼코는 일본으로 돌아가고 나와 나의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러던 중 더이상 편지를 보내지 않는다. 나는 컸고 우연한 사정으로 쇼코를 찾아 일본으로 향한다. 그 후로 쇼쿄와의 연락은 진정 끝이었다. 짧은 재회 후 한국으로 돌아온다. 할아버지 돌아가셨다. 쇼코가 할아버지와 주고 받던 편지를 가지고 돌아왔다.





"쇼코는 무릎을 꿇고 앉아서 아주 상냥하게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미소를 지었다. 처음 교실에서 쇼코가 수줍어하는 표정을 봤을 때 ㅓ럼 나는 쇼코의 웃음에서 알 수 없는 이질감을 느꼈다."


"쇼코는 나를 보고 조용히 웃었다. 친절하지만 차가운 미소였다. 다 커버린 유치한 어린아이를 대하는 듯한 웃음이었다."


- 짧은 단편인 쇼코의 미소는 한국인들이 인식하는 차가워보이고 속을 알 수 없다는 일본인에 대한 이미지를 그대로 떠올리게 한다.  1인칭의 주인공인 나는 속을 알 수 없는 쇼코로 부터 알 수 없는 자신의 마음을 찾는다. 결국 쇼코는 낯선이가 아닌 자기 자신이 찾고 싶던 자신을  빗대어 말한 것 같다.  


"할아버지가 우산을 조금 만지자 꼼짝도 않던 우산대가 활짝 펴졌다. 할아버지는 허허 웃으면서 나에게 우산을 씌워줬다."

"저렇게 제멋대로고 충동적이고 마음 여린 이상한 사람. 이상한 나의 할아버지. 저 엉망진창인 사람. 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할아버지가 씌워준 우산을 쓰고 그의 둣모습을 바라봤다."


"할아버지는 평생 좋은 소리 한 번 하는 법 없이 무뚝뚝하기만 했는데 그게 고작 부끄러움 때문이었다니. 죽음에 이르러서야 겨우 부끄러움을 죽여가며 나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던 할아버지가 떠올랐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걸 사내답지 않다고 여기며 깔보던 시대에 태어난 사람이었다."


-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그 자리를 쇼코가 채운다. 결국 자기 자신을 찾아 정립을 시킨 기분이다. 


"대부분의 시간은 무기력했고 가끔씩 정신이 맑아질 때는 내가 내 정신을 연료로 타오르는 불처럼 느껴졌어. 나를 포함한 세상 모든 것들에 화가 났어. 그렇게 화를 내고 보면  몸이든 정신이든 재처럼 부서져버리는 거야. 그런 과정들을 반복했어."


- 묘한 분위기를 잡아 놓고, 의미가 담긴 것 같이 내용을 풀지만 결국 스스로의 정립이 필요한 소설이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소설은 아니었다. 내가 이 소설의 주인공인 '나'가 되기에 다시 내게 돌려주는 '나'를 찾지 못하여 그런 것 같다. 하지만 글의 표현과 연결은 부드러워 끈김이 없었고, 타인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남기게 해주어 나름 내게 의미가 있는 책이 될 수는 있을 것 같다.





낯선이를 만나는 것은 인연이다. 세상의 수없이 많은 사람이 다가오고 떠나간다. 길에서 스쳐지나가는 사람 중 그 어느 하나가 우연한 기회에 소중한 존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살아가며 자신에게 좋은 의미에서 또한 나쁜 의미에서 영향을 주는 존재가 있다면 삶 속에 나란 주인공을 만드는 거대한 조연이다. 누군가가 옆에 있다면 현재 그 사람이 나에게 현재 가장 큰 반사작용이다. 소중한 존재인 주변인에게 마음의 창을 열자.


차가운 겨울 유리창에 낀 서리로 보이지 않는 유리 밖의 세상 하지만 보이지 않는 그 유리 밖에도 세상은 존재한다. 그리고 봄은 오고 서리는 녹는다. 

- Paul 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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