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디자인 산책




도시의 환경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져, 요즘 공공디자인과 관련된 책을 읽고 있다. 공공디자인 관련 책으로 이번 책이 3번째 책이다.

책의 내용에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기초적인 정보가 많이 있다. 거리를 예쁘게 깨끗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기본 마인드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본적인 생각이 우리 주변에는 얼마나 잊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도시의 이미지는 소화전의 색을 다양하게 하는 단순한 것으로 부터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권영걸 교수의 공공디자인 산책을 보면, 난개발과 이익 창출을 위한 개발로 우리 도시가 얼마나 많은 기본적인 것을 놓치고 가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냥 산다는 것이 아닌, 삶 가치를 올리고, 그로 인하여 인간의 심성을 바꾸고 안전한 도시로 연결되는 다양한 디자인의 힘을 볼 수 있다.




근대적 의미에서 ‘도시’란 인간이 스스로 창조해 낸 가장 큰 작품이요 가장 복잡한 발명품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인간이 설계한 이 거대한 조직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대 ‘사회문제’의 많은 부분이 현대 ‘도시문제’와 맞물려 있는 것 보아도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현대 ‘사회문제’의 많은 부분이 현대 ‘도시문제’와 맞물려 있는 것만 보아도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인구의 도시집중과 과밀화에 따른 주거문제, 환경문제, 교통문제, 교육문제, 나아가 인간소외의 문제 등이 그것이다. 그러한 문제들에 대한 대안으로 논의되는 것이 도시의 자연화와 도시의 인간화이다. 그것은 이 시대의 화두이자, 예술도시를 꿈꾸는 자들이 생각하는 현대도시의 유토피안 이미지이다.




책에서 나눈 단락 만으로도 충분히 바뀌어야하는 이미지를 배울 수 있다.


도시 밤 밝히는 빛의 다리, 색의 다리 


도시의 화폭이 된 공사 가림벽 활용


작은 차이가 세련된 도시를 만든다


꽃 배합, 화분대 설치에도 예술적 감각이 필요


소유하는 땅, 공유하는 길로 함께하는 도시 만들기


깨끗한 바닥이 도시의 기본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미화원 복장


느리게 달리는 차, 음미하며 걷는 길


바라보는 미술, 접촉하는 공공미술을 활용 체험하는 예술 도시 이루기


도시 무대에서 펼쳐지는 물의 예술


거리의 예술공연, 사람이 디자인이다!


카페 같은 지하철 승강장, 어떻습니까?


보행을 안전하게, 시선을 즐겁게


가로수 보호가 도시환경 보호


차단 시설물에서도 예술적 감흥을...


문화재 안내판, 문화적 역량이 보인다.


상징물 통해 도시 이미지 각인시켜야


지역 특성 살리고, 주민을 섬기는 동 주민센터


가깝고도 먼 이웃, 파출소의 디자인 변화


도시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택시 디자인 완성


우체국 심볼을 통한 문화읽기


시선을 끄는 지하철 사인 만들기


자동차 생산량에 걸맞는 번호판 디자인 수준 올리기


도시의 밤, 조명으로 예술의 밤 만들기


소화전의 색, 정답이 없다.


도로, 보도의 경계를 지키는 것이 선진도시


섬뜩한 현수막, 낯 뜨거운 광고물, 이제 그만!


거리 속 광고, 정보의 정글 차라리 눈을 감고 싶다.


자동차 중심의 선을 인간 중심의 선으로...


빨리 인식되게 하는 긴급차량 디자인


더불어 사는 세상, 장애인 아이 등 만인을 위한 디자인


시민 모두를 위한 공중화장실


공중전화는 죽지 않는다. 다만 달라질 뿐이다.


보기 좋은 벤치가 앉기도 좋다.


관리에 편하고 보기도 좋은 편한 휴지통




우리 도시도 관공서의 주민 친화적인 디자인, 편리하고 안전한 버스 정류장, 보행자를 안전하게 만드는 거리 등 윤택한 삶으로 다가가는 환경디자인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이다.






유럽의 도시, 공공디자인을 입다




산이 깎이고 논과 밭이 사라지며 개발이 된다. 도로가 들어오고 네모난 곳에 아파트가 들어선다. 그리고 원룸과 상가가 생긴다. 순식간이다. 사람들은 투자를 하기위해 자본력 있는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구입을 하고 가격을 부풀린 후에 팔아버린다. 모든게 이익과 관련되어 도시가 만드어 진다. 원룸이 모인 신도시에는 인도가 없다. 거리는 주차된 차들로 가득하고 가로수는 없다. 도시는 편리하나 답답하고 획일적이다. 아파트 빌딩 원룸 상가... 결국 이러한 반복으로 도심은 채워지고 모든 도시는 같은 모습이 되어버릴 것 같다. 그나마 좀 고무적인 것은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공공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건축물 제한 및 공원 설치, 미관 개선에 대한 관점이 변하는 시기라 바뀐 세상을 기다려 본다. 정부와 지자체의 공공디자인과, 도시재생과, 건축과와 예산을 담당하는 국회시도의원들이 읽어보면 참 좋을 것 같다. 보도와 가로수, 자전거 재생, 공장의 변화, 직선과 곡선의 만남, 소비자 위주의 디자인, 쓰레기통의 변신 등 가치 있는 생활로의 변신을 이루는 도시를 꿈꿔보고 싶다.



품위 있는 삶의 터전을 위해서 개인의 욕망을 넘어 공동선을 지향해야만 한다. 창즤적 공간, 쾌적한 도시, 정체성 있는 국가는 그 자체로서 브랜드이며 경쟁력이다. 공공디자인은 그러한 모든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이자 방법이다. 도시환경은 시민사회의 그러한 전환을 촉진하는 형태로 재편성 되어야 한다.


 


 

석탄 공장을 문화공간으로 바꾸는 이 일은 죽어가는 생명에 산소를 불어넣어 다시 탄생시키는 신성하기까지 한 작업이었다.

공업도시, 석탄 공장이라는 주어진 조건과 환경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조건을 없애거나 변화시키려 하지 않았다는 점. 다른 것, 이질적인 것을 보태 새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공공디자인의 힘이다.


 



인간이 살고 있는 환경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공공디자인의 도입이 중요하다.


도시 공간 내에 공공디자인 도입에 의한 질적 환경창출 경향이 일반적이다.

문화재나 역사적 요소 등 과거의 흔적을 존중하고 이를 공간디자인의 주제로 연계한다.

직선과 곡선의 조화와 균형을 도모한다.

유리나 섬유 소재 등을 활용한 시각적 변화와 개방성을 효율적으로 도입한다.


 


 

도시개발의 핵심 공통사항은 도시 이미지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자체 도시경관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개발계획부터 실시설계 수립, 건축심의와 준공까지 그 가이드라인에 따라 일관되게 적용, 관리해야 한다.

 

카나리 워프역 주변은 보행자 중심타운이다. 보행자에게 편리한 거리를 만드는 것은 거리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뿐 아니라 자동차를 덜 타게 함으로써 친환경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한 의도이기도 하다.

 

‘공사 중’인 대한민국의 바람직한 도시개발 전략의 중심에는 도시의 이미지 정체성을 확립시킬 수 있고 시민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공공디자인이 확고히 위치하고 있어야 한다.




최근 거리 시설물에 편의성과 더불어 도시의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을 개발하여 시민들을 배려하고 도시의 정체성을 담아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확산이 단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되어 쾌적한 환경을 이룰 때 도시는 새로운 활력을 찾아 나갈 것이다.


 

 


여행객들이 한국의 거리를 떠올릴 때 어떤 인상을 담게 될 것인지는 우리의 몫이다.

 

걷고 싶은 거리, 여유 있는 일상, 유럽

유럽의 도시 곳곳에는 가로수와 조화를 이루는 보도, 식재의 생육환경을 고려한 보도가 많다. 도란도란 산책ㅎ고 싶은 욕구를 절로 일으키는 길이 많아서 그곳은 행복하다. 탁한 도심의 공기를 정화해줄 풍성한 나무가 자라고, 메마른 가슴을 적셔 줄 물이 흐르고,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를 짓게 하는 아름다운 꽃이 핀다. 나무와 물과 꽃과 함께 멋진 예술품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람들은 걷고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휴식한다. 그러한 여유에서 창조가 솟아나고 문화는 더욱 성숙된다.

 

보도는 사람이 걷는 길인 것은 분명하지만 단지 걷기만 하는 공간은 아니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만나고 이야기하고 보고 듣고 만지고 숨 쉰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주변 환경 사이의 관계가 생성되고 이어지는 곳이다.





우리는 공공디자인에 있어서 특수성과 보편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체계 사이를 정확히 인식하면서 동시에 그러한 대립성과 차이를 극복하고 넘어서서 통합하고 공존하게 함으로써 인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바로 이것이 사이와 넘어의 본질적인 개념이다. 







만행·하버드에서 회계사까지

 

萬 行


현각

 


 

▲ Coffee & Book

 

 

걷고 이야기하고 먹고 차를 마시고 

사람을 만나고 시장에 가는 모든 것.

 

뺨에 스치는 바람을 느끼고 시끄러운 자동차소리를 듣고 

친구와 악수를 하면서 감촉을 전하는 것, 이 모든 것이 수행이며 萬行이다.

 

순간 순간 우리의 마음을 열어주는 모든것 - 

이것이 바로 萬行이다.

 


For someone who pracitces storongly. 

even walkin, eating, drinking tea, meeting friends. 

peeling a ripe persimmon, using the toilet, 

walking through the busy market, 

feeling the sudden autumn wind on one's face, 

watching a passing car on the busy city street-

 

all of these moments are our parctice, 

or 'man haeng.'


 

 

 ▲ 만행, 하버드에서 회계사까지 - 현각 스님

 


2001년 여름에 이 책을 처음 읽었다.

 

검찰청에 일이 있어 잠시 들렸다가 다른 사람들이 볼 일을 보는 동안 시간이 남아 검찰청 뒤 그늘이 있는 낮은 계단에 앉아 잠시 시간을 보내려 들고갔던 '만행'을 읽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다른 볼일을 보는 사람을 기다리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려 잠시 꺼냈던 것이고, 

스님이 쓴 책이라서 생각을 많이하게 만들 것 같다는 생각에 천천히 조금씩 읽으려 했었는데, 읽다보니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한번에 책을 다 읽게 되었다. 


짧게 끝날 줄 알았던 일도 나에게 이 책을 읽을 시간을 주려했는지, 책을 다 읽고 오후 늦게가 되서야 끝나 오히려 늦은 일에 감사함을 느꼈다. 

그 후로 어떤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가 되면 한번씩 이 책을 읽게 되었고, 이번이 5번째의 만남이 되었다.

 

 

 

 

책의 내용은 미국인 Paul이 자신의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어려서 자신의 가정과 학교, 종교적인 고민으로 성장해가는 과정, 대학에서 숭산스님과의 만남, 젠센터와 불교, 한국으로, 출가, 그의 주변 인물들에 대한 순서로 진행이 된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어쩜 지겨울 정도로 고민하는 生의 가치를 찾는 자신의 고뇌의 답을 찾아 그만의 眞理를 찾아간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자기 생명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나를 위해 자기 생명을 버리는 사람은 얻을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생명을 잃으면 무슨 유익이 있겠느냐

 

- 마태복음 17장 25~27절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 불리하다고 비굴하지 말라.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 말고, 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하여 이치가 명확할 때 과감히 행동하라. 벙어리처럼 침묵하고 임금처럼 말하며, 눈처럼 냉정하고 불처럼 뜨거워라. 태산 같은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어라. 역경을 참아 이겨내고, 형편이 잘 풀릴 때를 조심하라. 재물을 오물처럼 볼 줄도 알고, 터지는 분노를 잘 다스려라. 때로는 마음껏 풍류를 즐기고, 사슴처럼 두려워 할 줄 알고, 호랑이처럼 무섭고 사나워라. 이것이 지혜로운 이의 삶이니라.

 

- 잠보장경 제3:4-436상


 

 



"나는 나 자신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이 세상 고통의 본질에 대한 이 심오한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그 수많은 철학책, 어렸을 때부터 배우고 가르침을 받았던 종교는 나에게 해답을 주지 못했으므로 나 혼자서 그것을 찾아야만 한다."



  

나 자신을 찾는다는 것은 그 어느 인간으로서도 한번쯤 고민을 해봤을 명제(命題)이다.

 

하지만 답이 없는 물음에 쉽게 버려진 물음.

 

나 자신보다는 주변인의 시선에 얽힌 삶 속에 점점 희미해져간 자신에 나란 사람을 잊고 삶이란 선택으로 잊혀진 물음.

 

하지만 요람에서 무덤까지 그 누구도 놓지 못할 것이 자신을 찾는 것이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줄곧 진리가 무엇인지 찾고 싶었다.

 

왜 사는지, 왜 태어났는지, 이 생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하는 생각들로 가득했다. 더욱 풀리지 않는 의문은 '죽음'에 관한 것이었다. 왜 사람은 죽어야 하는가? 왜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모든 것들이 결국에는 영원히 사라져야 하는가?

 

의미 없는 태어남과 의미 없는 죽음 사이에서 우리가 행하는 모든 일들 역시 마찬가지로 의미가 없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도대체 이 세상이란 무엇인가?

 

 

 

그러나 참으로 우연하게 일이 이루어졌다.


  

나 또한 어린 시절부터 줄곧 진리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왜 사는지, 왜 태어났는지, 물건이란 것은 왜 있는지, 이 좁은 지구란 공간은 인간에게 주어진 어떠한 의미인가, 죽고나면 과연 존재하는것이 있을까...

 

산에 부딪혀 돌아오는 메아리가 되어 결국 제자리를 맴도는 형태가 없는 생각은 여러 물음 속에 결국 찾은 것은 없었고, 스스로의 타협으로 작은 뇌의 한 구석에 몰래 숨겨두었다.

 

 

 

구하라, 그러면 받을 것이다. 찾아라. 그러면 찾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구하는 사람은 받을 것이며, 찾는 사람은 찾을 것이요, 두드리는 사람에게는 열릴 것이다.

 

- 마태복음 7장 7절, 8절

 

 

 

누구든지 내게 오는 자가 자기 부모와 아내와 자녀와 형제 자매, 심지어 자기 생명보다 나를 더 사랑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그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 누가복음 14장26절~28절

  

 

어쩜 나는 패배자가 되어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이탈되었지만, Paul은 그 물음을 놓지 않아 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그는 참으로 우연하게 일이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모든 것은 그가 갈구하던 진리에 대한 노력의 결실이었을 것이다.

 



곧고 바른 것을 길(道)이라 하고 두려움 없는 곳을 목적지라 한다. 고요하고 한가한 수레를 타고 진실의 가르침을 덮개로 삼고 부끄러움을 고삐로 삼으며 바른 생각을 재갈로 하여 지혜를 훌륭한 말몰이 삼고 바른 소견을 안내자로 삼는다. 이 세상 어느 사람이라도 이것을 타면 생사의 험한 숲속을 지나 편안하고 즐거운 열반에 도달하리라.

 

- 잡아함경 제22:587경:2-156상, 별역잡아함경 제9:171경:2-437상


 

 

'나는 누구인가.'

 

그동안 살아오면서다른 사람을 도우며 살고 싶었다. 신부가 되겠다는 생각을 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러나 내가 나라는 존재를 모르는데 어떻게 나 아닌 다른 존재를 도울 수 있다는 말인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종교적인 학교를 다니며, 격은 내적 갈등 속에 진리에 대한 목마름으로 하버드대의 종교학을 공부하며 이상을 찾는 심적 여정을 갖는다.

 

 

 

 

'그래, 진리란 책에 나와 있는 지식이 아니야. 한낱 말의 성찬도 아니야. 진리란 행동이야. 더이상 교과서에서 진리를 외우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야.'

 

"우리는 선과 악을 신이 만들었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선이란 힘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힘이 있으면 선이고 없으면 악이다."

 

교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 있는 신이 중요한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어던 특정한 건물이나 성경을 통해 신을 만나느 것이 아니라 신 앞에 인간, 신 앞에 완전히 벌거벗겨진 존재로서의 나 자신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키르케고르는 예수님을 단지 존경하고 섬겨야 할 전지전능한 성인으로 볼 것이 아니라 그의 삶으로부터 무엇을 배워 내 삶 안에 녹여내야 하는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다른 사람이라는 거울을 통해 나 자신을 보는 것이다. 아, 내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그러던 Paul은 우연히 한 강의를 접하게 된다.

멀리 동양에서 온 큰 스님 숭산과의 첫 만남이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고 했습니다. 즉 이 '나'라는 것은 생각에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생각은 어디서 옵니까? 당신은 누구입니까? 태어날 때 당신은 어디서 왔으며 죽을 때는 어디로 갑니까?"

 

 

 

나는 강의가 이어지던 두 시간 반 동안 그 강사의 대답을 들으면서 완전히 충격에 휩싸여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는 누구인가, 어떤 사라인가.......

 

그는 한국에서 온 숭산 큰스님이었다.

 

 

 

"생각할 때 생각할 뿐, 들을 때 들을 뿐, 볼 때 볼 뿐, 먹을 때 먹을 뿐, 그게 다입니다. 생각할 때 생각하세요. 생각하는 시간이 아니면 생각하지 마세요. 먹을 때 오직 먹으면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생각이 어디서 오는 것이냐, 누가 만드는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그 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오직 '모르는 마음'을 갖고 똑바로 가십시오.


 

  

존재와 나 자신에 대한 물음 속에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간결하면서 다시 생각을 묻는 숭산의 방식에 그는 끝없는 망망대해의 끝을 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았을 지도 모른다.

 

 

 

저의 머릿속에는 지금 결혼을 해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삶이 무엇이냐, 죽음이 무엇이냐, 라는 의문이 가득해 도저히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습니다.

 

나는 승려의 길을 선택한 것이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으며 그런 인연을 가진 것에 대해 아주아주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시작된 선불교와의 만남으로 젠센터의 수행을 알게되고, 다시 큰 스님을 만나게 되고, 한국의 불교를 접하게 되고, 불교와 함께 세계 속으로 그리고 그 자신 속으로 자유로운 여행에 빠지게 된다.

 

속세에 남겨둔 미련을 버리고 하얀 피부의 색목인은 Paul이란 이름을 대신하여 '현각'이란 법명으로 다시 태어났다.

 

 



어떤 이는 '신을 비롯한 모든 것을 다 버려라'라고 합니다. 그런데 버려야 할 신이 있다면 아직 신을 품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요?

 

만약 우리가 사물의 겉모습만을 보고 판단한다면 진정한 내면의 진리는 잃어버린다. 내면의 진리란 모든 종교를 뛰어넘는 것이다.


 

그는 종교란 속박에 잡히지 않고, 오직 자신의 내면을 찾는 이기적이면서도 도전적인 인물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도 갖게 된다.

 

 

 

인간의 길 

빈손으로 왔다가 

빈속으로 가는게 

인생이다. 

태어났을 때,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죽을 때, 어디로 가는가? 

삶은 구름처럼 왔다가 사라진다. 

그러나 본래 구름 자체도 존재하지 않았다. 

삶과 죽음, 우리 인생의 오고 감 

모두 이와 같다. 

그러나 언제나 변하지 않는 맑은 게 있다. 

그렇다면 맑고 깨끗한 것이 무엇인가?

 

- 숭산 스님

 

 

 

저는 바로 이것을 찾아야 합니다.

 

- 현각 스님

 

그리고 책의 제목인 '만행'을 떠난다. 

사람 살이 걷고 걸어 배울 것은 무엇이고, 깨달을 것은 무엇이겠느냐 많은... 

어떤이는 추억에서, 어떤이는 술 한잔에, 어떤이는 사랑 속에... 자기 자신만의 진리를 갖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참선하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걸으면서도,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 어느 순간 내 마음이 '확'하고 열린 것이다. 아주 깨끗하고 맑은 길이 내 앞에 열린 기분이었다. 더이상 잡생각이 없어지고 모든 것이 자유로워지고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이것을 생각 이전의 원점인 생타라고 하는가, ~ 한 시간 명상이 1초처럼 지나갔다.

  

한결 같은 자기 자신을 찾는 길 위에서 노력한 자에게 보여지는 이정표.

 

 

1+2=3과 1+2=0 중에 어느 것이 맞습니까.

 

억지로 인식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수(數)라든지, 색(色)이라든지, 공(空)이라든지 하는 것은 모두 개념입니다. 그리고 개념은 바로 우리의 생각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지 않으면, 생각이 있기 전엔 너도, 나도, 색도, 공도 없습니다. 생각이 있기 전에는 모든 것이 진공(眞空) 속에 있는 그대로 있을 따름입니다. 색은 색이요, 공은 공입니다.

  

아직 나는 "길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한 시인의 말 처럼... 아직도 여러 갈래의 길을 따라 걷고만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찾는 길가의 들꽃은 아름답고, 바람은 시원하구나...

 


마지막으로 현각 스님이 바라본 한국인을 바라보는 인상적인 말과, 다시 한번 떠올리고 싶은 문구로 마치고자 한다.

 

 

 

한국의 절들은 하나같이 고난과 파괴의 역사로 점철되어 있었다.

 

'이 절은 임진왜란 때 불탔다가 중건되었다.'

 

'이 절은 몽고군의 침략으로 파괴되었다가 다시 세워졌다.'

 

'이 절은 한국전쟁 때 소실되었었다.'

 

이러한 문구들을 읽을 때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은 두가지다

 

어떻게 다른 민족을 한번도 침략하지 않은 이 나라 백성들이 이렇게 외침에 의한 고난에 찬 역사를 가질 수 밖에 없었는지 하는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들은 어김없이 '다시 세워졌다'는 것이었다. ~ 바로 그것은 한국인들의 불굴의 정신, 끈기라는 위대한 정신을 대변하는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 현각

 


설민석 조선왕조실록

 

▲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사무실 옆 자리 직원 자리에 있던 책이 눈에 보여서 아무 생각없이 읽기 시작한 조선왕조실록.

원래 역사와 관련된 것을 좋아하여 한번 읽어보았는데, 역사책이지만 부담감이 없어 술술 읽어지는 책이었다.

대부분의 역사책들이 정보전달을 위하여 딱딱하고 지루한 면이 많이 있는데,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은 술 자리에서 역사를 많이 아는 친구가 이야기 해주는 것 같이 흥미롭고 편안한 느낌이 들게 해준다. 워낙 재미있는 역사 강의로 유명한 분이 쓴 것이라 그런지 재미있는 강의처럼 역사책이지만 지루하지 않아서 좋다.

책은 500쪽으로 되어 있는데, 잘 읽어져서 인지 틈틈이 읽다보니 이틀만에 다 읽을 수 있었다.

 

△ 책 뒷면

 

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두가 기다렸던 역사 교양서

 

이렇게 쉽고 생생한 역사서가 있었을까?

무려 2077책의 조선왕조실록이

단 한 권의 친절한 역사책으로 재탄생하였습니다.

 

 

'더는 쉬울 수 없다?' 명쾌하고 핵심적인 콘텐츠!

 

뜨거운 강연 현장을 고스란히 이 책에 담았습니다.

조선의 흐름을 명확하고 간결하게 풀어써,

한 번만 읽어도 역사 지식의 파편이 차분히 정리될 것입니다.

 

 

'현재'에 대한 진정한 통찰, 답은 역사 속에 있다.

 

저는 '역사의 힘'을 믿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여러 가지 시험과 시련들.

지금의 나를 비추는 것은 우리 역사 뿐입니다.

 

 

 

본디 조선왕조실록은  국보이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동록되어 있는 기록으로, 조선 태조로부터 철종에 이르기까지 25대 472년간의 역사를 연월일 순서에 따라 작성된 것이다. 그런데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은 제1대 태조에서 부터 대한제국이 끝나는 제27대 순종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조선의 각 왕의 업적의 중요한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고 있으며, 평소 국사 책에서 알지 못했던 소소한 이야기와 뒷 이야기도 담고 있어 재미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것은 한 왕의 내용이 끝나는 곳에 빅데이터 형식으로 간략하게 내용을 환기 시켜주는 것이었다. 역시 정보가 담긴 책은 반복이 중요한 것 같다. 글로 된 내용을 읽은 후에 거미줄 형식의 정리를 보니 머리 속에 잘 잡힌다. 책을 한번 읽어도 기억에 남은 것이 많았는데, 최소 한 두번은 더 읽으면 조선시대의 복잡한 왕의 흐름이 체계가 잘 잡혀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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