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하는 그림자



- 세상 두려움 -

                      

                    - Paul Yoon 



세상에 아름다운 곳이 있다면

그 세상에 사는 존재는

쇼펜하우어를 

비웃는 자들의 공간 일지도 모릅니다.


세상이 마냥 무서운 곳이라면

그 세상에 사는 존재는

부처를 

존경하는 자들의 공간 일지도 모릅니다.


두 세상에 발을 들여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치 귀찮은 파리를 죽여야 할지 말지를

결정해야하는 파계승의 그 것과

같은 것입니다.


단지 하나의 단편의 끝에서 

허우적이지 않아도 됩니다.

그 끝의 절벽에서 뛰어 내리세요.

그리고 다른 세상을 보았을 때


무서움의 세계 또한 

아름다운 세계 또한

어찌할 수 없는 무진리의 괴변이 

숨쉬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갈등 사이에 당신을 느끼세요

가치있는 혼동의 삶을..



생각이 많고 고민이 많던 시간이 있었다.

무엇이 진리인지 무엇이 답인지 모르며 답이 없는 물음에 대한 생각이 온통 목 위에 달린 소우주 속에 위성처럼 맴돌았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좁은 지구에서 살아가며 자신의 의미를 담아 마치 위대한 인물인 양, 철학책을 내놓고 또 어떤 이는 성자가 되어 타인과 다른 가치를 보여준다 말한다.

하지만 무엇이 가치이고 무엇이 진정한 답인가, 결국 아무 것도 없다. 

누군가의 진리는 다른 누군가에는 거짓이었고, 누군가의 이율배반은 또 다른 누군가의 정립이었다.

아등바등 도토리 키재기의 순간에 서로의 의미만을 진정한 것으로 여기며 살아간다.

다양한 혼동 속에 가치가 있을까? 아니, 생각치 말자. 

단지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 속에 생이 하루 유예된 것을 감사하며 살아가자.


混沌






순간의 하루

 

 

해가 지고 창을 닫아 모든 하루가 끝이라 생각했지만,

상념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이란 시간은 끝과 시작이 교차하는

찰나의 순간


창을 닫고 끝에 있을 것인가

창을 열고 시작에 있을 것인가


사람은

무한의 선택을 하며 지금도 흐르고 있는 순간의 하루를 보내야 한다.



[하루의 흔적] 


20171230, 폴윤이 일상 


▲ 여의도 물고기


12월 30일 토요일, 31일 일요일, 1월 1일, 이렇게 3일의 연휴가 온 첫 날이 시작 되었다. 오늘도 여지 없이 결혼식이 있다. 1년 내내 주말에는 결혼식만 찾아 다닌 것 같다. 저번 주에도 압구정에서 결혼식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여의도이다. 결혼식에 참석하러 주말 첫날은 일찍 일어났다. 빈속에 돌아다닌 것을 좋아하지는 않아서, 아침 식사로 간단하게 식빵에 치즈 녹이고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셨다.


▲ 치즈 식빵


바게트에 치즈 올리고 살짝 녹여서 자주 먹었는데, 식빵에 먹어도 고소하고 맛이 좋다. ^^ 더구나 만들기도 쉽고... ^^;; 간단히 아침을 먹고 여의도로 ㄱㄱ



▲ 여의도 웨딩컨벤션


결혼식은 주례 없는 식으로 치뤄졌다. 주례가 없는 결혼식은 식 내내 신랑 신부가 하객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좋다. 주례가 있으면 인사할 때와 행진을 할때에만 얼굴을 볼 수 있는데, 주례가 없는 식은 오래 신랑 신부를 보게되니 더욱 친근감이 든다. 신랑과 신부는 준비한 댄스도 하고 재미있는 결혼식이었다. 여의도웨딩홀의 식사는 근래에 먹어본 곳 중에는 괜찮은 편이었다. 




▲ 여의도 금융가


결혼식을 보고, 소화를 시킬 겸 살짝 걸었는데, 미세먼지가 많아 주변이 온통 뿌옇다. 좀더 걷고 싶어도 걷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요즘은 그냥 파란 하늘만 볼 수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언제부터 우리나라의 하늘은 이렇게 불투명한 공기로 덮히게 된 것인지 ㅠ.ㅠ 얼마전에 본 '인간이 지구를 망치니 과정을 단 3분에 보기'라는 유튜브 영상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날이다.


▲ 인간이 지구를 망친 과정을 단 3분에 보기 영상


답답한 공기가 답답해 실내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ㅠ.ㅠ, 근처에 있는 카페로 들어가 잠시의 휴식을 갖는다. 마호가니 라는 카페에 들려 플랫화이트를 한 잔 마셨는데, 생각보다 맛이 괜찮다. 더블밀크 플랫화이트라고 하여 우유 맛이 너무 강할까 했는데, 커피의 진한 맛은 남아있고 부드러움이 남아있어 맛이 좋았다. 


▲ 여의도 카페 마호가니 (Cafe Mahogani in Yeouido)


▲ 플랫화이트


맛있는 커피 한 잔 마신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던 하루


▲ 여의도 우체국에 있던 크리스마스 트리


카페에서 나오며 큼직막한 트리가 보였는데, 올 겨울은 이상하게 나에게 크리스마스도 연말도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들뜬 느낌은 없고 전체적으로 무료한 느낌으로 2017년이 끝나가고 있다.




연휴에 그냥 보내기가 싫어서 뭐라도 사고 싶어 영등포 타임스퀘어로 향했다. 뭔가 하난 사야지... 하는 마음으로 갔는데, 별로 땡기는 게 없어서 그냥 나왔다는... 분명히 핫트렉스에서는 무엇을 사려고 했었는데, 까먹었다. 지금까지도 생각이 안나다니 ㅠ.ㅠ 머리가 점점 나빠지는 것 같아.


▲ 영등포 타임스퀘어


▲ 타임스퀘어 무지


그냥 엄청나게 많은 인파를 보녀, 두통이 나려해 나와 버렸다. 타임스퀘어까지 보니 벌써 저녁시간.


▲ 차돌박이 떡볶이


하루종일 속이 느글거려서, 저녁식사는 팔팔떡볶이에서 차돌박이 떡볶이를 사먹었다. 떡볶이는 자주 먹지 않는데, 정말 오랜만에 먹었다. 떡볶이를 자주 먹지 않는 나 때문에 떡볶이를 좋아하는 민핫은 떡볶이를 못 먹고 지낸다. 미얀~~ 저녁을 먹고 귀금속 가게에서 선물로 줄 귀거리 사고, 집에 들어오니 나름 바쁜 하루였다. 야식으로 영등포 롯데 백화점 지하에 있는 안스베이커리에서 사온 빵을 먹었다.


▲ An's Bakery의 치즈몽실이


재방송으로 나오는 '서울메이트' 프로그램을 보면서 빵에 맥주를 야식으로 먹으니 잘 시간...

하루 종일 걷고, 먹고, 걷고, 먹고를 반복했던 하루가 가고, 다음 날은 2017년의 마지막... 12월 31일이다. 


▲ 야식, 치즈 발효 빵에 호가든맥주


 

 

[하루의 흔적] 

 

2017.12.25. 크리스마스 폴윤 일상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에는 서울 한남대로 남쪽에 있는 '더 리버사이드 호텔'의 결혼식에 들렸다. 이브에 결혼을 한다니, 모든 사람들이 이 부부의 결혼기념일을 잊지는 않을 것 같다. 요즘은 일년 내내 결혼식이다. 한 달에 6번까지도 청첩장이 날아오니 주말에는 언제나 결혼식을 가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10월 이후에는 끝날 줄 알았던 결혼식이 11월... 12월에도 이어지고, 2018년 1월에 열리는 결혼식도 벌써 2개이다.  결혼식을 자주 가다보니 식장의 뷔페 감정사가 된 것 같다. 주변 예식장의 맛과 분위기를 비교하게 되고, 요긴 이래 저긴 저래하는 나를 보니, 한해 동안 결혼식에 많이 가기는 한 것 같다. 신사동에서 있었던 결혼식이라 가로수길을 잠시 걷다가 요즘 인스타그램에 자주 보이던 카페 겟썸커피에서 커피를 한 잔 마셨는데 맛이 괜찮았다. 입에 맞는 커피를 마신 것 하나로도 하루는 충분히 감사하다.

 

▲ 라운지 카페에 있었던 통나무케이크 (부쉬 드 노엘)

 

크리스마스 케이크인 통나무케이크를 보니 크리스마스이긴 한데, 도심을 걸어도 전체적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별로 나지는 않는다. TV에서는 크리스마스 특집영화 단골 손님인 '나홀로집에'가 나오고 간간히 보이는 트리만이 성탄절을 알려준다.

 

부쉬 드 노엘 [Buche de Noel] 이란?

 

크리스마스를 프랑스에서 Noel(노엘)이라 하는데 라틴어의 탄생일(Natalis)에서 유래되었다. 프랑스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나무토막 케이크를 먹는데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전년에 때다 남은 땔감을 모두 태워 신년의 액 댐을 한다는 설과 가난한 애인이 나무 땔감을 선물로 주면서 난로의 따스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 나무토막 케이크(Buche de Noel)를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굽는 장작으로 번역되는 이 전통적인 프랑스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장작을 닮은 모양으로 만들어진다. 이것은 모카와 초콜릿, 버터크림을 펴바른 genoise sheet로 만들어지고 통나무 모양으로 굴린 후 버터크림으로 덮는다. 표면은 통나무의 나무껍질 모양으로 만들고 피스타치오 땅콩으로 만든 이끼와 버섯머랭으로 장식된다.

 


 

 

▲ 오늘의 브런치

 

아침 해가 밝았지만 눈이 좀처럼 떠지지 않는다.

2017년 크리스마스는 3일간의 연휴 중 마지막 날이었는데, 연휴 전 2일 동안 휴가를 내어 벌써 5일째 쉬다보니, 아침 잠이 늘었다. 느즈막이 일어나 좋은 말로 부런치고 흔히 쓰는 아점을 먹었다. 프랜치토스트에, 새우를 버터 치즈 등에 구운 것, 구운 고구마에 꿀 버터 바르고 허브 뿌려 과테말라 커피와 간단히 먹었는데...

 

▲ 프렌치토스트

   (식빵에 계란 입혀, 설탕 살짝 ^^)

 

▲ 버터,꿀 바른 고구마

    (군고구마에 버터, 꿀 바르고, 오븐에 살짝 넣었다가 파슬리 살짝~ ^^)

 

프렌치토스트나 고구마는 쉽게 만들어 좋았는데, 새우를 손질하는게 은근 귀찮았다. 전에 사와 냉동시켰던 것이라, 해동하고 비린내 없애고, 내장빼고, 다리 자르고...ㅠ.ㅠ 다음에는 그냥 손질된 블랙타이거 새우나 칵테일 새우나 먹어야겠다.

 

▲ 치즈 버터 새우

   (다진 파프리카 양마랑 버터랑 섞어 새우 배 갈라 넣은 다음에 모짜렐라 치즈 올리고, 오븐에 15분 정도?)

 

 

새우가 생긴 것은 그럴싸~해보이는데, 아첨 중에는 고구마가 젤 맛있었다는 .. ^^;;

 


 

▲ 카페 아비시니아 (Abyssinia Coffee Rosaters)

 

연휴의 마지막 날은 느긋하게 보내고 싶어 외곽에 있는 카페를 찾았다. '아비시니아'라고 하는 카페인데 시내 쪽에 있던 본점이 장사가 잘 되더니 외곽에도 카페를 하나 더 낸 곳이다. 외곽에 있어서 조용할 것 같아 오후의 시간을 보내려 들렸다. 카페에는 요즘 핫한 메뉴인 플랫화이트와 아인슈페너를 주문하였다. 

 

▲ 플랫화이트 (Flat white)

 

라떼보다 약간 진하고, 카푸치노보다 부드럽지만 무게감이 있는 플랫화이트, 이것의 농도는 누가 처음 만드건지, 참 마음에 드는 커피이다. 아메리카노, 라떼, 카푸치노, 마끼야또, 모카 등 만이 메뉴에 있던 카페에 요즘 실력이 좀 있다는 카페에서는 메뉴에 꼭 넣는 것이 플랫화이트... 나좀 실력 있어!!를 뽐내고 싶은 것일까...

 

▲ 아인슈페너(Einspanner)

 

아인슈페너는 요즘 왜이리 인기인지... 새로 생긴 카페나 이름 있는 곳들은 저마다 아인슈페너를 넣은 것 같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카페라는 곳에서 마신 커피가 '비엔나 커피'라서 그런지 애정이 있는 커피인데, 요즘 들어 메뉴에 많이 들어가 있다. 그런데 급하게 메뉴에 넣어서 인지 전에 삼청동에 있는 정진원 카페에서 마신 아인슈페너는 왜이리 맛이 없었던지, 그 뒤로는 잘 안마셨는데, 오랜만에 아인슈페너를 마셨다. 이곳의 아인슈페너는 그래도 괜찮네~^^

 

 

책을 안 읽은지 오래되서 요즘은 틈틈이 책을 읽어보려고 한다. 오랜만에 읽어서 잘 안 읽어 질 것 같아서 술술 읽어지는 판타지? ㅋㅋ 소설부터 읽었는데, 이번 주에는 역사책이 재미있어서,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을 읽고, 지금은 세계사 책을 보고 있다. 책은 읽은면 괜히 뿌듯해...

 


 

 

▲ 식당 토담

 

카페에서 나와 이른 시간에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들렸다. 속이 요즘 더부룩해서 시원한 김치찌개를 먹고 싶어 토담이란 식당에 갔는데, 김치찌개는 점심에만 하는 것이었네 ㅠ.ㅠ 그래서 집에 돌아와서 김치찌개 해먹었다는...

 


 

▲ 트와닝스 홍차 [Twinings Earl Grey]

 

연휴가 끝나고 다음 날은 출근 하는 날... 늦은 밤에는 커피를 마시면 잠에 못드는 1인으로 그나마 카페인이 덜있는 홍차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얼마전에 사온 트와닝스 얼그레이 티를 살짝 우린다는게 진해졌네 ^^;;

 


▲ 프롬모온

 

또 한 주 잘 버텨야지...

 

 

"인생을 꼭 이해해야 할필요는 없다. 

 인생은 축제와 같은것

 하루하루를 일어나는그대로 살아나가라." 

 

- 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 (Rainer Maria Ril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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