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냥이, 순이



- 차가운 나날의 이방인 -


                             - Paul Yoon


외딴 돌계단의 주인 고양이 모르게 

하늘의 물 먹고 자란 흰 꽃송이

밤새 세상을 위로하는 꽃밭이 되었다.

 

해는 뜨고 외딴 돌계단의 이방인은

자연을 방황하던 길 고양이 쫓아버린 것은

위대한 영장류 직립보행인.

 

길 잃은 보행인 생각 없이 감히 한 발 들어

온돌방 뜨거워진 체온으로

하늘의 창조물을 부수는 악역에 만족한다.


순백한 꽃밭 거닐어 때 타기 쉬운 흰 수제 카펫을 만든다.

인공의 신(神)을 신고 자연의 창조물인 카펫을 밟는다.

작은 고양이 발자국이 그려질 공간은 없었던, 순결의 카펫.

 

옛 주인에게

신(神)의 꽃밭은 가혹한 시련.

이방인의 친절은 이기적인 공생.


- 2014年 겨울에


자고 일어나니 세상이 온통 하얗다. 정원의 앙상한 나뭇가지에는 습도가 높은 눈이 차곡히 쌓여, 가지보다 5배나 두꺼운 눈이 주객이 전도되어 마치 자신이 원래 나무이었던 것 처럼 자리 잡고 있다. 화려한 결정의 차가운 눈 꽃이 세상을 덮었다.

오늘 따라 유독 차가운 돌계단에 쌓인 눈 때문인지 매일 아침 밥을 먹으러 찾아오는 길냥이 순이는 보이지 않는다. 

날이 추운 겨울은 음식물 쓰레기까지 얼어 길고양이에게느 혹독한 계절이다. 

그런데 추위가 순이를 막은 것이 아니었나보다. 흰 눈으로 된 땅에 어지럽게 생긴 고양이 발자국을 보니, 내가 문을 열어 놀란 순이가 도망을 갔나보다. 눈은 계속 내리고 고양이의 발자국은 점점 사라진다. 마치 내 주변으로 오지 않았던 것 처럼 금새 평평한 흰 바닥으로 변해버렸다.

추운 날씨에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보일러가 돌아가는 따뜻한 바닥에 포근한 이불을 덮는다. 

아직 밖은 춥고, 하늘에서 눈이 내린다. 나에게는 따뜻했지만 누군가에게는 차가운 날이다.



 

고양이 밀키~

Cat Milky

 

▲ 집냥이 밀키~

 

오랜만에 본 고양이 밀키~

 

고양이 밀키는 원래 길냥이였다. 주택에서 살던 내가 주말 오후에 집에 있는데 어디에선가 "니아옹~"하는 아기 고양이 울음 소리가 나서 무심코 골목으로 나갔는데, 손바닥보다 조금 큰 정도의 새끼 고양이가 차가 다니는 작은 길 언덕 쪽에 얼쩡거리고 있었다. 위험해 보여서 가까이 가면 어디 벽이나 살던 곳으로 도망갈 줄 알고 다가갔는데... 도망가기는 커녕 내 쪽으로 다가온다. 헐~

 

▲ 고등어 고양이에요~

 

▲ 길냥이에서 집냥이가 된 밀키

 

▲ 미묘 냥~^^

 

귀여워서 머리 한번 뜨다듬어 주고, 차에 치지 않게 나무 쪽에 옮겨 놓았다. 잘 있으라고 손 흔들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졸 졸 따라오는 고양이... 하아~ 이걸 어쩌란 말이야... ㅠ.ㅠ 결국 집 현관 앞까지 따라와서 집에 들어가려니 그냥 들어오신다는.... 제대로 간택당했다. ^^;;

집 주변에 있던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고 했던터라 주변 고양이는 어느 정도 다 알고 있었는데, 이 새끼 고양이는 어미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디서 왔는지 원~

 

▲ 코숏

 

 

집 안에 들어왔기에 먹을 것이라도 좀 줘야겠다 싶어, 있던 사료를 좀 주니 먹고나서 한다는게...

내 다리 위에서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진짜 친화력 하난 장난 아니야~~

이 애를 어쩌면 좋나~ 하다가 결국 3일 정도 뒤에 추석이 와서 그 날 다른 가족에게 보내게 됐다.

그때가 2015년 가을이었으니까. 지금은 2년 반 정도 지났다~

 

 

지금은 명절이나 그럴 때에 간간히 보며 지내고 있는데, 너무 어려서 잠깐 함께 해서 날 기억 못할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이 만지면 "캬아~~"하면서 승질 내는데 내가 만지면 가만히 있는 것을 보니 알고는 있는 것 같고 ㅎㅎ

오래 건강하게 지내라 밀키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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