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상하는 그림자



- 세상 두려움 -

                      

                    - Paul Yoon 



세상에 아름다운 곳이 있다면

그 세상에 사는 존재는

쇼펜하우어를 

비웃는 자들의 공간 일지도 모릅니다.


세상이 마냥 무서운 곳이라면

그 세상에 사는 존재는

부처를 

존경하는 자들의 공간 일지도 모릅니다.


두 세상에 발을 들여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치 귀찮은 파리를 죽여야 할지 말지를

결정해야하는 파계승의 그 것과

같은 것입니다.


단지 하나의 단편의 끝에서 

허우적이지 않아도 됩니다.

그 끝의 절벽에서 뛰어 내리세요.

그리고 다른 세상을 보았을 때


무서움의 세계 또한 

아름다운 세계 또한

어찌할 수 없는 무진리의 괴변이 

숨쉬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갈등 사이에 당신을 느끼세요

가치있는 혼동의 삶을..



생각이 많고 고민이 많던 시간이 있었다.

무엇이 진리인지 무엇이 답인지 모르며 답이 없는 물음에 대한 생각이 온통 목 위에 달린 소우주 속에 위성처럼 맴돌았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좁은 지구에서 살아가며 자신의 의미를 담아 마치 위대한 인물인 양, 철학책을 내놓고 또 어떤 이는 성자가 되어 타인과 다른 가치를 보여준다 말한다.

하지만 무엇이 가치이고 무엇이 진정한 답인가, 결국 아무 것도 없다. 

누군가의 진리는 다른 누군가에는 거짓이었고, 누군가의 이율배반은 또 다른 누군가의 정립이었다.

아등바등 도토리 키재기의 순간에 서로의 의미만을 진정한 것으로 여기며 살아간다.

다양한 혼동 속에 가치가 있을까? 아니, 생각치 말자. 

단지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 속에 생이 하루 유예된 것을 감사하며 살아가자.


混沌





 

진리를 추구하는 것은 평등하다.

 

 ▲ 해가 지는 시간

 


- 사막에도 달은 뜨고 -


                                     - Paul Yoon

 

신을 바라보며 기도하기 위해

모래 사막 위에 펼쳐둔 카페트 한 조각에 무릎을 마주치고

마치 삶 다 살아 모르는 것 없었던 무거운 고개 숙여

아무런 속죄 없는 자연의 열기를 받아들여

몰래 숨겨두었던 슬픔 한 조각 기도 속에 풀어두어

눈물 흘리는 자를 감히 세상의 악으로 바라 볼 수 있는 자랑스러운 자가 있는가 


디모데를 덮으며 느낀 참된 배움의 길 속에 한가지 진실 만을 추구하지 마라

화엄경 읊조린다 눈 감고 해탈의 심안으로 세상을 등지지 마라

종이와 이상을 떠나 무거웠던 무릎 가던대로 내려 놓고

티끌없는 소망 가벼워질 고개 숙여 바다에 산에 풀어놓아

자신의 욕망의 끝이 아닌 그대로의 신의 목소리를 들어보라

 

해는 오늘도 제자리에서 마음의 빛을 내리고

하루종일 토끼들이 방아만 찧을 것 같았던 달은 여인의 미소로 포근한 것을...

몇 걸음 걸어봐야 높은 산 뿐, 기껏해야 깊은 바다일 뿐,

그의 사막은 결코 높지도 깊지도 않으나, 작은 조각이 되어 하늘을 날을 줄 알으니...


...

...

...

 


이미 복잡한 그대들 보다 아직은 순수하지 아니한가!

 

 - 2012년 10월에

 

늦은 밤에 하늘에 뜬 달을 보니, 지금 동시간대에 이 달을 보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많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 속 사찰에서 바라보는 달과, 멀리 사막 위에 떠 있는 달과, 지중해 언덕 위에 떠 있는 달은 같지만 이를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은 저마다의 생각으로 다르게 받아 들여 질 것이다. 진리를 추구하는 것 또한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진리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은 같으나 이를 향해가는 마음의 길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을 것이다. 

뜨거운 사막에 작은 카펫 깔고 신에게 기도하는 이는 그가 향하는 믿음에 의미를 담고, 풍경소리 바람 타고 흐르는 향의 바다에 기도하는 이는 그가 향하는 믿음에 의미를 담고 있을 것이다. 방향은 다르지만 기도를 한다는 것은 평등하다.


이미 복잡한 당신의 마음 또한 휴식을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 아직은 당신도 순수하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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