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arbucks in Naha, Okinawa


오늘은 주말이라 그런지 왠지 모르게 멍하게 있었던 때가 많았다. 움직여야지, 행동해야지 하는 생각은 머리 속에서만 맴돌고 몸으로 명령을 내리지는 못했다. 겨울이란 시간 속 공기의 차가움이 다가온 후에 추위가 싫어 이불 속으로 몸을 숨기자 바로 온기가 찾아온다. 따뜻함에 정신을 놓은 것인지 추위와 단절된 몸을 질투하는 차가운 머리의 장난인지 망상에 빠져들었다. 한참을 다른 세계에 도망갔다 돌아온 기분이다.

 

어찌된 일인지 그렇게 내 머리가 아닌 머리가 된 후에는 종잡을 수 없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난 현실에 살고 있는데, 잠시 상상과 희망, 꿈속에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어찌 보면 무기력증이고 어찌 보면 나태함이 될 수도 있는 말 같다. 종종 멍하게 있는 사람들을 보면, '나와 비슷한 상황에 빠지는 것이 아닐까?'한다.

 

현실과 다른 상상의 공간에 빠지는 것은 비이상적인 느낌이지만, 남과 다른 나만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것이 싫지는 않다. 어떨 때는 현실이 더 좋고, 어떨 때는 상상의 세상이 더 좋다. 그렇다고 어느 하나가 압도적으로 좋다거나, 싫은 것은 없다. 현실에서는 무언가를 한다면 그것에 대한 대가가 돌아온다. 좋은 결과 일 수도 있고, 나쁜 결과 일 수도 있지만, 그에 대한 미래가 보인다. 하지만 이상 속에서는 한 없이 즐거운 방황 속에 내 자신이 없어지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원래는 자기가 생각하는 것이 이루어지는 그런 세상이 펼쳐지면 좋을 것도 같지만, 의외로 손으로 잡을 수 없는 뜬 구름 같은 느낌에 호감이 간다. 하지만 그러한 상상 속 시간은 정신을 혼란스럽게 하여 곧장 현실을 바라볼 때가 많다. 잠시 상상 속에 즐거워하다 현실로 돌아오는 허무함 속에서 우울증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오늘은 잠시 꿈과 현실에 경계에서 하루만 잠시 늘어져 있다가 다시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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