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언제나 돌고 돌아


▲ 해지는 시간, 제주 용눈이 오름에서




- 매미의 코스모스 -


                           - Paul Yoon

 

가을의 밤,

떨어지던 마른 잎사귀에 눈을 잃어

보지 못했던 아니 보지 않았던

이별의 데생, 그렇게

 

겨울의 새벽,

얼어가던 심장의 눈물에 마음을 잃어

보내지 못했던 아니 보내지 않았던

그리움의 족쇄, 어느덧

 

봄의 아침,

두근두근 그윽한 향기에 마음을 열어

잊고 싶었던 차마 잊지 못했던

사랑의 굴레, 그리고

 

여름의 낮,

화려한 꽃 잎에 눈을 열어

보기 싫었던 그래 보고 싶었던

추억의 유화, 이제는

 

어설픈 성충 놀이

건조한 껍질 벗어 투명한 날개 들어

보지 못했던 아직 보내지 못했던

마음의 소리, 하늘에 연주하리라!

 

미증유의 참사 속

동백꽃 만개한 작은 섬 그늘 삼아

잊지 못했던 그토록 보고 싶었던

욕망의 샘물, 바다에 흘려보내리라!


- 2010年 7月 23日



1년이란 시간을 계산하여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지겹게 순환한다. 

얼마나 오랜 시간 이 반복을 견디다보면 익숙해질 수 있을까? 어쩌면 생각하는 존재의 마지막까지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


가을이 되면 生命의 기운이 사그라든다. 푸르던 잎은 마지막에 붉게 타오르다 소멸한다.

겨울이 오면 새로운 生命을 위해 깊게 웅크려 忍苦의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마음을 설레이는 봄이와 여름에는 푸르름이 충만하다.


또 다시 가을이 되면, 또 다시 겨울이 오면, 그리고 봄이 되고, 여름이다.

그렇게 시간은 인간의 의지와 상관없이 흐르고, 여름 내내 시끄럽게 울어데던 매미는 번데기로 忍苦의 시간을 보내 마침내 하늘을 난다.


마치 질서정연한 우주의 코스모스를 담은 뫼비우스의 띠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지만, 

이를 이해하기에 나의 정신은 너무 가냘프고 내의 육체는 너무 하찮다.


Cosmos in S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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